지심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심도를 향한 대규모 관광개발으로 전쟁유산의 훼손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조명래)와 (사)섬연구소(소장 강제윤)가 지심도 주민의 삶과 자연, 근대유산을 지키고자 모금운동을 진행 중이다.

지심도는 면적 0.356㎢, 남해안의 작은 섬으로 경남 거제시에 속해 있다. 대마도와의 거리가 55km에 불과해,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도 대마도를 확인할 수 있다.

지심도는 ‘마음 심(心)’자를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동백나무가 섬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동백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울창한 동백나무숲 뒤안길에는 일제가 태평양전쟁 당시 군사 요새화하면서 점령당하는 등 전쟁의 상흔이 짙다.

1936년, 태평양전쟁을 준비하던 일제는 지심도 주민을 내쫓고 약 18개월에 걸쳐 군사시설을 설치했다. 지심도가 부산과 진해 일대를 방어하고 대한 해협을 경계하는 군사적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지심도에 150mm 캐논포(사정거리 20km) 총 4문이 탄약고와 함께 배치됐고 탄약고와 포진지를 비롯해 방향 지시석, 서치라이트 보관소는 현재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

전쟁 당시 지어진 지심도의 헌병분주소, 전등소, 중대장 관사, 전등소 관사 및 군 막사 등 군사시설은 이후 주민들의 주거공간으로 사용됐지만 현재 개발계획으로 주민들은 이주 위기에 놓여있다.

감시초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강제윤 소장에 따르면, 거제시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군사시설인 건축물들을 철거하고 관광시설물을 건축하기 위해 매입하고 있다. 강 소장은 “이제는 시장이 바뀌었으니 달라졌으리라 기대하지만 혹시라도 모를 철거나 훼손에 대비하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지심도 군사침략유산을 영구히 보존해 일제 침략전쟁의 역사를 증거해줄 역사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개발에 맞서 지심도의 전쟁유산인 근대건축물을 매입할 예정”이며 “지심도의 자연과 역사, 주민의 삶을 지키는 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지심도 전쟁유산 보전 모금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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