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군호 소장
송군호 소장

이전 기고(‘메타버스’, 허상이 아닌 미래의 ‘환경’)에서 국토의 디지털트윈 구축과 활용을 조경업계가 견인해 가야 할 타당성에 대해 논해 보았다.

메타버스, 특히 디지털트원 메타버스는 인터랙티브 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유기적 활용이 가능한 가상공간이다.

그 미래적 가치를 논하기에는 이미 때가 아닌 것 같고, 이제, '새로운 가치창출의 신대륙인 메타버스라는 산업분야를 과연 어느 업계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가지게 되느냐'하는 시점에 와있다고 보여 진다.

국토의 디지털트윈이 구축되면, 국가의 모든 행정기관과 산업분야에서 그것을 제각각 활용하며, 스스로 자기분야의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발전시키게 되며, 공공행정과 산업계간의, 또는 이종업계간의 협업 등, 서로 필요에 의한 유기적 활용이 가능해지므로, 모든 분야의 일대 혁신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필자만의 소견이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국가기관과 해당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전 기고에서 주장했듯, 조경업계는 '국토의 디지털트윈'이라는 거대한 메타버스의 기저를 구축하고 세부적으로 활용함에 있어서 누구보다 많은 연관성과 능력들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트윈 메타버스가 전형적인 VR개념의 가상공간 이고, 조경계가 그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라는 명제에 더해, '메타버스의 또 다른 축인 AR(증강현실)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조경계가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라는 명제가 증명이 된다면, 그야말로 메타버스는 조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찰떡궁합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메타버스의 활용은 그 범위가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지만 조경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세부적 예시를 VR개념과 AR개념으로 나눠 간략하게 언급해 보고, 그 이상의 범위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먼저, VR기반의 메타버스에 대해 논해보자.

VR기반의 메타버스는 수년간 RPG 게임을 통해 실용되어 왔다. 기존의 수많은 3D 게임들이 가상공간에 아바타들이 모여 어떠한 행위들을 해왔는데, 그 배경이 판타지 공간이 아닌 실제 특정공간을 그대로 모델링하여 설정한다면, 그것이 하나의 완벽한 디지털트윈 메타버스가 된다.

 

플라이트시뮬레이터 / 제작 :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시뮬레이터 / 제작 : 마이크로소프트

 

(주)펄어비스의 메타버스게임 '도깨비'는 우리나라 명소들을 배경으로 게임을 만들어 출시를 준비 중에 있으며, MS는 플라이트시뮬레이터라는 비행게임은 전 세계 디지털트윈을 배경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셀 수 없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공간들은 단지 게임의 공간, 커뮤니티의 공간을 넘어 다양한 창의적 파생기능들이 더해지는 세련된 메타버스로 발전 중이다.

국가나 몇몇 지자체들도 적극적으로 필요지역의 디지털트윈을 구축하려 하고 있는데, 그 목적 중 가장 큰 부분은 관광자원의 활용을 통한 지역활성화다.

관광지, 명소, 개발 사업지 등의 공간을 다룸에 있어서 조경계가 주도적이고 폭넓게 관여해야함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단 관광지뿐만이 아니라, 각종 사업 대상 공간의 설계 및 프리젠테이션, 그리고 플러그인 프로그램 적용에 VR 개념의 메타버스는 지속적으로 활용 될 것이다.

우리 업계의 먹거리라는 얘기다.

다음으로, AR기반의 메타버스에 대해 논하자면, 쉬운 예로 '포켓몬고'를 들어 설명할 수 있겠다.

그것은 단지 게임이지만, 포켓몬이 출몰하는 곳은 사람들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된다.

'핫플레이스' ... 도시재생을 통해 그토록 추구하던 절대적 목표 아니었던가? 그 목표를 AR 게임 또는 프로그램으로 간단하게 실현할 수 있다.

어떤 대상지를 사람들이 찾는 공간, 또는 필요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조경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 아닌가?

이 역시, 우리업계의 먹거리라는 얘기다.

 

강릉 둘레길 가이드 '트래블 워킹' / 제작 : 인터포
강릉 둘레길 가이드 '트래블 워킹' / 제작 : 인터포

 

 

화성 공룡알 화석지 AR 실감 콘텐츠 / 제안 : ㈜이소플랜
화성 공룡알 화석지 AR 실감 콘텐츠 / 제안 : ㈜이소플랜

 

현재 필자는 전국의 테마공간들을 메타버스화하여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그 공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투어게임, '메타캐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단계에 접해있는 상황이다.

테마공간들은 누가 뭐라 해도 조경의 영역이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활용에 조경계가 소극적임을 틈타, 다른 업계가 지분을 쌓아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허탈해진다.

우리집 밭에서 난 농작물로 남들이 요리해서 차려놓은 밥상을 돈주고 사먹을 것이냐, 아니면 직접 요리해 먹을 것이냐의 선택을 해야 한다.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요리사를 부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겠다.

어찌되든, 최소한 우리 밭의 작물 값 정도는 우리가 챙겨야 하지 않을까?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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