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사거리 녹지대에서 정원활동 중인 박신연숙 봄봄마을정원사 대표
상암동사거리 녹지대에서 정원활동 중인 박신연숙 봄봄마을정원사 대표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수십 종의 장미와 초화류가 만발한 마포구 공공정원에 한여름 땀 흘리며 정원을 가꾸는 이들이 있다.

마포구 상암사거리 인근 장미정원을 가꾸는 이들은 지역에 뿌리 내린 정원사모임인 ‘봄봄마을정원사’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지원하는 도시숲·정원관리인 사업에 올해 마포구가 지정, ‘봄봄마을정원사’가 위탁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한 명의 시민정원사와 다섯 명의 취약계층을 포함해 활동하는 정원 가꾸기 일자리 사업이다. ‘봄봄마을정원사’들은 총 14명의 정원사로 구성돼 각자 조금씩 시간을 쪼개 망원정마당, 상암사거리 인근 녹지, 마포구청 실내정원 등 마포구의 녹지대에서 가드닝 활동 중이다.

‘봄봄마을정원사’는 아현동 아파트 주민들이 꾸린 마을공동체 ‘아현동사람들’에서 출발해 정원사 과정을 운영하며 풀뿌리 마을정원사 모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14일(목) 상암사거리 정원 현장에서 만난 박신연숙 봄봄마을정원사 대표는 서울시민정원사이자 도시농업·생태활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8년 전 아현동으로 이주한 후 화분 나눔부터 아파트 한가운데 800평 규모의 공공정원 가꾸기 등 꾸준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해왔다.

박신연숙 대표는 “산림청, 자치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원사들이 협력해 정원을 가꾸는 이번 사업으로 마을정원에서 마포구 지역으로 활동이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며 “단체든지 협동조합이든지 정해진 구역 안에서 정원관리 계획을 주도하고 조직을 운영하면서 식물이나 정원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이렇게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정원을 가꾸니 일에 대한 주도성과 자발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몇 분을 빼고는 그동안 함께 정원을 가꿔온 분들이다. 지역사회 활동이 일자리로 연결된다는 점은 물론 단기 일자리긴 하지만 식물과 정원을 좋아하니 만족도가 높다.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관련 전공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신연숙 봄봄마을정원사 대표(오른쪽)와 박병성 시민정원사
박신연숙 봄봄마을정원사 대표(오른쪽)와 박병성 시민정원사

이어 “마포구청 실내정원도 가꾸는데 저희한테는 도전이다. 전문가한테 자문을 구하면서 공부하고 관리 계획을 세워 가꾸고 있다. 직접 관찰하면서 식물의 생태, 생장에 대해 관찰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관수, 관리 습도 등 새롭게 배우게 되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스탠더드 장미가 심긴 지난 5월 극심한 가뭄에 뿌리 활착이 쉽지 않아 애로사항도 많았다. 석 달 정도 운영하면서 한여름 정원에서 풀 뽑고 실내정원에서 하루 종일 물 주고…정말 식물을 좋아하지 않으면 벌써 도망갔을 것이다”며 “정원에 심긴 식물이 적응하기까지 과정, 관리방법을 다 같이 배우는 시간이다. (상암동사거리 녹지대는) 조성 전까지 음침한 공간이었다. 정원으로 조성되니 일부러 산책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소문이 나고 있나보다”며 웃음 지었다.

끝으로, “정원문화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식물을 좋아하고 정원을 가꾸고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민정원사를 활용만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가드닝 봉사활동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로 연결되는 사업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원활동 중인 정원사
상암동사거리 녹지대서 정원활동 중인 정원사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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