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에 가로막힌 도시 가로수 수난…“빗물로 가로수 보호”
아스팔트에 가로막힌 도시 가로수 수난…“빗물로 가로수 보호”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2.05.31
  • 호수 6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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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대표, LID 기술 적용 실증 통해
“가로수 건강 양호”, ‘빗물’ 중요성 강조
LID 기술로 가로수 생육조건 뒷받침
가로수보호판이 설치돼 잎과 가지가 무성하게 자란 이팝나무 가로수
가로수보호판이 설치돼 잎과 가지가 무성하게 자란 이팝나무 가로수

[Landscape Tims 이수정 기자] “도시의 수목들은 굉장히 불행하게 산다. 양분, 빗물이 순환하는 토양의 자연 수목과 달리 도시의 가로수 생육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하다. 특히 가로수 주변 토양은 매우 황폐화됐다. 그러나 여기에 빗물만 제대로 들어가도 나무들에게 큰 양분이 된다. 나무의 생명이자 식량이 빗물이고 통기성 확보로 호흡한다.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양분 순환 없이 서 있으려면 양분공급을 인위적으로라도 해줘야 한다.“

지난 27일(금) 양천구 신정동 가로수 현장에서 만난 한경수 어스그린코리아(주) 대표가 보행로에 심긴 이팝나무 가로수를 가리키며 어스그린코리아가 개발한 가로수보호판에 심긴 가로수와 그렇지 않은 가로수를 비교 설명했다. 모두 같은 시기 심긴 가로수다.

가로수보호판에 심긴 이팝나무는 빗물이 많이 들어가고 통기가 잘 돼 같은 콘크리트 바닥 환경에서도도 생육이 좋은 편이다. 이 가로수보호판은 빗물을 활용한 LID 기술이 적용된 생육개선 제품이다. LID 기술로 빗물이 투수되고 숨 쉬는 자연지반의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한 대표는 도시 가로수 수목 생육조건으로 “숨 쉬는 통기구멍, 빗물 투수, 양분 공급”을 꼽으며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나무가 건강하다”고 LID 기술의 순기능을 밝혔다.

LID(Low-impact development)는 저영향 개발을 의미하는 기술로, 급속한 도시화로 토지 불투수층이 증가하면서 홍수나 도시 비점 오염 피해, 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최대한 개발 이전 상태에 가까운 물 순환 체계를 복원하면서 도시 계획 시 빗물 침투 및 저류 기능을 적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한 대표는 지난 10년 간 가로수보호판에 심긴 이팝나무의 건강한 생육과정을 지켜본 결과, 도시 가로수에서 “빗물과 통기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며, LID 기술로 빗물을 활용한 가로수가 인공지반에서도 자연지반처럼 잘 자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반 가로수보호판에 심긴 가로수보다 생육상태가 육안으로 봐도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수형도 좋고 잎과 가지도 무성하다. 그러나 길 건너 일반 보호판으로 덮인 독립수로 심긴 이팝나무는 앙상하고 빈약한 모습이다.

한 대표는 “도시에 있는 나무가 행복하기 위해 가로수보호판을 처음 개발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주물이나 철판으로 만든 가로수보호판은 인간 중심적이다.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로수 주변에 뿌리, 토양을 보호하고 답압을 방지하고 숨 쉴 수 있는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 빗물이 많이 들어가 충분히 양분을 빨아들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통기관을 열어놓으면 된다. 그러면 나무들이 행복한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가로수 가지치기에 대해서도 “통풍이나 햇빛 위해 최소한의 가지치기 정도만 해야 한다. 가치치기 하더라도 수형을 생각해서 잘라야 된다”고 꼬집었다.

일반 보호판에 덮인 가로수로 빈약하고 앙상한 모습이다.
일반 보호판에 덮인 가로수로 빈약하고 앙상한 모습이다.

빗물 투수로 가로수 토양 환경 개선도

한 대표는 “나무에게 진짜 소중한 것이 빗물이다. 빗물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부터 빗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기술 특허도 많이 냈고 제품도 많이 만들었다. 쓰레기로 치부하는 폐비닐도 재활용해 자원순환 제품으로 만든다. 빗물로 환경도 살리고 생명도 살리고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로수보호판에서 통기성을 원활케 하는 시설에 대해 “삼통관을 2년간 실험하고 뽑아보니 새 둥지처럼 잔뿌리가 어마어마하게 감겨 있었다. 큰 뿌리는 지탱만 하고 잔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하는데 잔뿌리가 많아야만 나무가 건강하다. 그런데 잔뿌리가 많으려면 통기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도시의 가로수들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에 덮여 벌레도 못 살고 뿌리도 숨을 못 쉰다. 그러면 뿌리가 조그맣고 뭉뚝해져 쉽게 쓰러진다. 빗물 활용으로 예방할 수 있다. 빗물을 부분적으로 넣어주면 빗물이 모세관에 의해 퍼진다. 빗물이 2~3m까지 내려간다. 뿌리가 빗물 따라 내려가면서 통기성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빗물은 자투리공간이나 골목길 녹화에도 효율적이다. 한 대표는 “빗물을 저장해 관수하고 통기성도 확보하는 화분을 활용하면 도시경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며 빗물 시스템 화분 개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ID는 글자 그대로 충격을 최소화하는 “저충격 개발” 방식이다. 한 대표는 “비가 오면 집수하고 침수해야 하는데 땅이 가장 용량도 크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빗물 저금통이다. 땅 속으로 물이 들어가야 지하수 고갈도 예방돼 생물과 식물들이 건강하게 산다. LID는 가뭄이나 홍수 같은 충격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저하시킬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빗물을 잘 활용하면 재산이고 잘못 쓰면 재앙이다. 최근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LID 기술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어스그린코리아는 LID기술로써 도시 물 순환 기능의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대표 친환경 업사이클링 기업이다.

사옥 옥상에는 어스그린코리아가 폐비닐을 재활용해 만든 빗물저금통, 배수로, 생육삼통관 등 LID 제품을 이용해 저관리·에너지효율의 인공지반녹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끝으로, 2020년 은평형 테스트베드사업 혁신기술로 선정돼 생활용 폐합성수지를 재활용한 가로수보호판과 띠녹지보호판을 은평구에 설치한 바 있다.

최근 빗물을 저장하고 가뭄 시 저장된 빗물을 자동으로 관수하는 가뭄 극복 물 순환 제품인 ‘LID 생태 보행로 시스템’으로 녹색인증을 받았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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