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술연구원 주최로 열린 가로수 활력도 개선을 위한 전무가 세미나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도시의 탄소흡수원으로서 가로수 건강은 식재기반인 토양에서 비롯된다. 건강한 가로수 관리를 위해 체계화된 토양 관리 제도가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기술연구원이 제2회 가로수 활력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 및 토론회를 11일(수)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가로수는 최근 ‘닭발 가지치기’로 논란이 커지면서 바람직한 도시 가로수 생육 환경에 대한 관심 또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주 환경부가 가로수 관리 관련 규정 보완을 발표하면서 법제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특히, 도시 가로수는 바이오매스, 생물다양성, 물 순환, 탄소저장 등의 생태계 서비스와 함께 기후위기 시대 도시환경에서 탄소흡수원이라는 잠재력을 지닌다. 도시림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면서 미세먼지나 열섬 현상 방지 등 환경문제 해법으로서도 효율적인 대안이다.

이러한 도시 가로수의 순기능에도 실제 가로수는 밀집도가 높은 인공의 도시환경에서 자연순환의 생태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문제는 나무 생육의 근간이 되는 ‘토양’이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김혁수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도시가로수 토양은 인간에게 가장 밀접한 위치에 있지만 도시환경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시 토양은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답압(토양이 딱딱해지는 현상)이나 배수 불량, 쓰레기나 제설제 등의 외부 오염원 등 다양한 위험 요인에 노출돼 생태계 서비스 기능이 점점 감소하는 실정이다. 토양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도시 표토는 산림이나 농경지 대비 모래함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대로 토양 수분 함량은 낮다. 이는 물이 잘 빠질 수 있는 악조건이다. 답압에 의해 용적밀도 또한 도시 토양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밖에 유기물 함량에 따른 생물다양성도 저조하며, 토양의 탄소저장 기능 평가 결과 표토의 탄소포화량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농경지나 산림 토양과 비교할 때 토양 질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도시 가로수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건강한 식재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도시 가로수 토양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최종적으로는 도시 환경에 적합한 도시 가로수 환경 관리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산림청이 2020년 가로수 조성 관리 매뉴얼에서 관리 지침을 내렸으나 토성이나 pH·염분·유기물 함량 등에 대한 개량방법이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김동욱 (주)도우환경농업기술 대표는 “현장에서의 조경설계기준에서 토양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에 대한 제도가 재검토돼야 한다”며 “특정 시점 측정값으로 토양 상태를 결정하기 어렵다. 조경설계기준이 초기 조성단계에 해당해 토성이나 용적밀도, pH, 유기물 함량 등 보다 근본적인 요소에 집중해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의 상중급 세분화로는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목 뿌리 생장 특성에 부합하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며 “토양의 양을 늘리고 식재 면적을 넓혀야 한다. 답압이 일어나지 않는 식재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계훈 세계도시토양학회장은 “도시 토양 pH 측정해보면 굉장히 높다. 가로수가 잘 살 수 있는 토양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할 바에는 환경에 맞춰 수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규종 (주)장안생태연구소 소장은 “도시화가 시작된 지 50년이 지났다. 현재 많은 나무가 나이가 들어 가로수 지상부가 커지고 지하부는 작아졌다. 위험한 시기다. 지상부가 커지면서 지하부가 한정된 도시구조에서 수목 위해관리가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날 토론시간에는 “LID(저영향개발)기법이 오히려 나무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급속한 물빠짐이 수목을 건조하게 만든다는 데 동의하며 수목과 관련해 LID 사업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조경신문]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