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천리포수목원에서 고 민병갈 설립자 추모식과 추모정원 제막식이 열렸다. c천리포수목원
지난 8일 천리포수목원에서 고 민병갈 설립자 추모식과 추모정원 제막식이 열렸다. ⓒ천리포수목원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푸른 눈의 한국인 고(故)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천리포수목원 설립자의 서거 20주기를 기념한 추모정원이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공개됐다.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원장 김용식)이 지난 8일(금) 고 민병갈 설립자 20주기 추모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정원은 설립자의 뜻을 알리고 척박한 땅을 녹색의 수목원으로 일군 설립자의 이야기를 녹아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재조성됐다.

또한, 2011년 1차 조성 이후 기존 식물 정비 및 밀식에 의한 식물 관리 필요성, 포장재와 경계석, 시설물 등의 노후화 또한 재정비 배경이 됐다.

추모정원은 1080㎡(약 326평)의 면적으로,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6일까지 총 45일 간 조성을 거쳐 추모정원 주제에 맞도록 설계한 197분류군 5750개체 식물로 식재됐다.

정원은 ‘민병갈의 길, 설립자와의 동행’을 디자인 모티브로 크게 추모공간으로 진입하는 ▲추모광장, 설립자를 추모하는 ▲추모공간, 설립자와 관련된 식물 및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담은 ▲민병갈의 나무공간, 관람객이 휴식하며 수목원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나뉜다.

추모정원에 식재된 ‘민병갈의 나무들’은 완도호랑가시나무 ‘천리포’(Ilex × wandoensis ‘Chollipo’), 완도호랑가시나무 ‘페리스 드림’(Ilex × wandoensis ‘Ferris’ Dream’), 완도호랑가시나무 ‘밀러’(Ilex × wandoensis ‘Miller’), 큰별목련 ‘라스베리 펀’(Magnolia × loebneri ‘Raspberry Fun’), 목련 ‘엘리자베스’(Magnolia ‘Elizabeth’), 태산목 ‘리틀 젬’(Magnolia grandiflora ‘Little Gem’)등 민병갈이 수집하거나 도입, 번식한 13 그루다.

고 민병갈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천리포수목원
고 민병갈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생전 모습 ⓒ천리포수목원

이번 추모정원 설계를 담당한 이주헌 천리포수목원 식물부 팀장은 “설립자의 자연사랑 정신을 살리고 설립자와 관계 깊은 나무로 식재했다. 초본의 경우 인덱스 세미넘(다국적 잉여종자교환)을 통해 도입된 초본 식물을 발아시켜 심었다. 노후화된 시설물을 교체하고 정비하면서 탐방객이 수목원에서 머무를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만들었다”며 “설립자의 뜻을 되새기고 천리포수목원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천리포수목원은 해양성 기후로 장점을 갖췄지만 토양이 척박한 탓에 이번 정원 조성에서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 개량에도 주안점을 뒀다.

한편, 이번 추모식은 천리포수목원과 임산(林山) 민병갈기념사업회 공동주관으로 인요한 천리포수목원 이사장, 문혜숙 KB금융그룹 상무, 박노균 林山 민병갈박사기념사업회 회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밀러가든 내 추모정원에서 진행됐다.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은 추모사에서 “천리포수목원은 지난해 민병갈 설립자의 탄신 100주년을 기리며 KB 금융그룹의 후원으로 민병갈식물도서관을 개관했다. 또한 민병갈 설립자가 1978년 창립했던 한국홀리협회도 재창립했다”며 “설립자의 서거 20주년인 올해는 민병갈 추모정원을 정리해 생전 설립자가 좋아하시고 손수 이름을 붙이신 나무들을 모아 심었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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