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군호 소장
송군호 소장

제페토, 로블록스 등의 1세대 메타버스가 보여주었듯, 간단한 현실 연동 프로그램들은 현재의 메타버스에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활용도에 대해 조금만 고찰해 본다면, ‘현실공간 기저의 세부적 3D 공간정보 없이 만들어진 메타버스 안에서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전문적 활용과 적극적인 사회, 경제, 문화 환경 구축은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기존 방식의 메타버스에서는 산업 전반의 유의미한 유기적 시뮬레이션이 불가하므로, 세부적인 3D 공간 데이터를 활용한 상향된 레벨의 2세대 메타버스, ‘거울세계’가 필요하다.

고품질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러한 상황에 걸맞은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 사업화 하는 것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그 요구를 충족시킬 핵심적 과정인 국토의 고품질 ‘거울세계’ 조성에 필요한 디지털 공간정보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토의 디지털 정보는 어디서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 위성이나 드론, 심지어 도시 자체를 3D 스캔하는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정확하고 세부적인 공간정보 확보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이미 활용하던 디지털 3D 공간정보를 활용하자! 이미 이쪽에서는 공간조성을 위해 3D 모델링을 활용해 오지 않았던가? mm 단위의 아주 세부적인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공간을 3D로 구현하고, 시뮬레이션 동영상을 통해 대상 공간 구석구석을 미리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설계의 옵션이 되어 있지 않은가?

도시계획, 토목, 건축 분야에서 제공한 정확한 실제 공간정보, 특히 산림과 하천, 사회 인문적 환경을 가장 폭넓고 밀접하게 다루던 ‘조경’ 분야의 공간정보가 반영되면 모든 산업분야에서 연동할 수 있는 국토의 디지털트윈 제작이 가능하다.

게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최신 공간정보의 실시간 업데이트까지 스스로 가능한데, 이것은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거울세계 메타버스의 핵심적인 요구사항이다.

이제 가상공간에서 모든 경제와 생활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으며, 이것은 메타버스가 현실 속 환경을 대체해 가고 있다는 뜻이다.

하나만 해결되면 현실 속 모든 환경이 가상세계에서 구현되는 완벽한 메타버스가 되는데, 앞서 설명한 국토의 세부적 정보를 활용한 고품질 디지털트윈이 그것이다.

현실 속에서도 환경을 조성해 가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조경계가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은가? 조경업계가 그동안 해오던 환경조성의 과정 중 ‘설계’라는 지극히 익숙한 과정을 메타버스에서도 이어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러면 그 ‘하나’가 해결이 될 터인데...

메타버스라는 이 거대한 물결을, 자체 동력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냐, 아니면 이전처럼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맞이할 것이냐 하는 기로, 조경업계가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할 것이냐, 아니면 끌려갈 것이냐 그 중대한 선택의 순간에 와 있다.

다행인 것은 ‘(사)한국조경협회’ 내에 ‘그린스마트연구소’가 만들어지고 필자와 함께 전자를 택한 조경인과 업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판타지 영화의 히어로가 어떤 계기로 인해 각성을 하고, 거대한 파워를 발휘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 업계에도 그 각성의 기회가 왔다.

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조경신문]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