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매일 수십만 명의 확진자 수를 갱신하는 코로나 대유행의 시절이 되었다. 2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왔을 때 그들은 맹독으로 무장하고 숙주인 인간들을 보란 듯이 가차 없이 살해해 버렸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들의 공격에 전 세계가 벌벌 떨고 만물의 영장이라 자랑하던 인간들은 쥐구멍으로 숨어버렸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진화적 군비경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렇게 햇수로 3년이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달라졌다.

숙주를 없애고 나니 자신들도 깃들 곳이 없어졌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의 경계심을 늦추고 그들을 가급적 살려두면서 자신들의 영토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버렸다. 요즈음 오미크론 변이는 인간을 괴롭히되 버틸 정도로는 두고 많은 숙주를 확보하여 활동하면서 자신들을 퍼뜨리도록 하는 전술을 쓴다. 어떤 숙주는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바이러스의 전략의 최전선에 서있다.

그렇게 되니 바이러스가 살아남고 퍼지는 게 용이해졌다. 요즘 떠도는 말 중에는 “어떤 사람 주위에 코로나 걸린 사람 없으면 그는 친구가 없는 것이다.” 라는 말도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의 최전선은 동네 병의원이 되었다. 친근한 동네 의사 선생님들은 이렇게 환자들에게 조언한다. “이제 어쩔 수 없어요. 각자도생하는 겁니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이다.

식물에게도 수많은 생명의 위기가 닥친다. 온도가 안맞을 때, 너무 춥거나 더울 때, 과습하거나 습기가 부족할 때, 각종 바이러스와 해충의 공격을 받을 때 그들도 생존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식물을 돌보는 사람은 적당한 온도를 맞추어 주어야 하고 충분한 습기를 유지해 주어야 하고 뿌리가 썩지 않도록 배수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 바이러스 환경에서는 어떤 생존의 지혜가 필요할까?

식물 돌보기처럼 우리도 자신의 건강을 돌보면 위기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식물관리의 필수적인 3요소는 물과 햇빛과 통풍이다. 온실이 아닌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을 기를 때 가장 곤란한 것이 통풍, 공기의 이동이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자주 환기를 안 하게 되므로 아파트에서는 꽃이나 열매가 많고 실한 식물종은 적합하지 않다. 식물들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생명활동을 하는 데 베란다 안의 공기는 식물의 필요를 충족시켜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사람들도 그래서 밖으로 나가 사회생활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린다. 바깥세상이 생명활동의 자원인 이산화탄소 공급원인 셈이다. 외부세상의 활력과 인맥, 정보는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활동하고 자라나는 데 필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통풍시킨다. 물리적으로 아주 먼 곳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독서를 하거나 이질적인 사람들과 교류를 즐긴다. 공기의 이동과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자신을 살찌운다.

그런데 이런 원칙은 일상에서의 ‘베스트’이다. 위기상황에서는 원칙을 바꾸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병든 식물의 경우는 통풍을 제한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 이유는 식물의 줄기와 가지의 껍질 부분의 수분이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건강하려면 수분 섭취를 많이 해야 하듯이 식물 또한 무탈하게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껍질을 축축하게 유지해야 한다. 줄기의 껍질이 말라버리면 영양소와 호르몬의 이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식물이 아플 때는 줄기의 수분 유지를 위해 그늘진 곳에 비닐을 씌워 두기도 한다. 건강할 때는 통풍을 원활하게 해주지만 응급상황, 비상시에는 통풍을 제한해 버리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지구촌 여러 나라들이 코로나 응급상황에 대비하면서 이런 전략을 많이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용어로 이 통풍제한을 실시해왔다. 지금도 인원과 시간제한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하는 수 없이 이동과 모임을 자제한다. 회의나 수업 또한 컴퓨터 화면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코로나와 싸우면서 우리 또한 자발적으로 공기이동, 통풍을 제한하고 있다. 식물의 응급상황 대처나 사람의 위기상황 대응이나 비슷한 면이 있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서 살아남자. 이 난감한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곧 끝날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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