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조경이 역동적으로 비상하고 있다.

92년과 99년에 이미 국제조경가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는 우리나라는 이번 ‘2009 인천 세계조경가협회 아태총회’도 무탈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총회의 공동대회장을 맡고 있는 조세환 한국조경학회장은 첫날 기조연설에 나서, 21세기 지식정보․창조사회를 맞아 ‘공원도시 이상’을 주창하였다. ‘조경과 도시의 혼성과 융합’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연설을 통해 ‘공원이 곧 도시이고, 도시가 곧 공원인 미래도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이 제안은 도시에 거주하는 인류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전세계 조경가들에게 던지는 아젠다이기도 하다. 세계조경사에 한 획을 긋는 일로써 이번 총회의 최대 수확이 될 것이다.

같은 날 기조연설에 나섰던 다토 이스마일(Dato Ismail Nagh) 말레이시아 조경학회장은 “개발도상국인 말레이시아는 대학에 조경학과가 5개뿐이지만, 정부에서는 국가조경청을 설립하고 2020년까지 국가 아젠다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개발논리에 밀려 조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개발과 계획 초기단계부터 적극 참여하면서 대중의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례를 ‘새로운 새싹의 희망(A Hope for New Green Shoots)’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전국 50여개 조경학과에서 해마다 2천명 이상의 조경학도가 배출되는 세계 2위의 조경대국인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서 본다면 여러모로 부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새싹의 희망’은 우리에게도 있었다.

둘째날 열린 ‘녹색관련 조경공무원회의’에서 사례발표자로 나선 안승일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서울의 면적 대비 1/3 수준으로 공원녹지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서울형 도시구축 비전을 밝혔다. 이는 국가정책보다 앞서 선진화 도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라고 하니, 단비처럼 반갑다.

이제 행사가 끝나게 되면 이런 성과들을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겠다.

‘혼성과 융합’은 ‘도시와 조경’ 사이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우리와 관련된 여러 분야와의 관계맺음에서도 더욱 밀접하게 이뤄져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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