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대형 산불 이후 찍은 산불 패턴 사진. 소나무 순림을 태우는 산불은 낙엽활엽수림에서 멈춘다. ⓒ정인철
지난 속초 대형 산불 이후 찍은 산불 패턴 사진. 소나무 순림을 태우는 산불은 낙엽활엽수림에서 멈춘다. ⓒ정인철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난 4일(금)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강원 삼척·동해 등으로 번지면서 산림청 추산 약 1만5000여 ha면적의 산림이 불탔다.

올해 1월부터 지난 6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261건으로 지난해 동기 126건 대비 두 배 이상 많다.

기상청의 2021년 겨울철 기후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강수량은 평년 대비 14.7%인 13.3mm로 50년 만에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2월 전국 강수량은 3.5mm로 2월 평년 대비 9.8%에 그쳤다. 

이번 산불에는 노송 8만 그루가 있는 금강송 군락지도 산불 위험에 노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극심한 겨울 건조 현상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라 도래한 재앙이라는 지적 가운데 산불예방 대안으로 산림청 ‘숲 가꾸기’의 정책 전환도 제기됐다.

홍석환 부산대 교수는 SNS를 통해 “왜 숲 가꾸기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국립공원에는 대형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가”라면서 산불의 근본적 원인으로 “숲을 건조하게 만드는 숲 가꾸기 사업”을 지목했다.

홍 교수는 “불쏘시개가 되는 소나무만을 남기고, 산불을 억제하는 다른 진짜 나무(참나무류)를 포함한 낙엽활엽수들과 키작은나무들을 잡목이라는 이유로 베어버린다는 데 있다. 소나무에서 떨어진 잎과 마른 가지는 다량의 송진을 함유하고 있기에 불쏘시개가 된다”며 “산림청의 숲 가꾸기 사업으로 인해 우리 산림은 건조해지고, 숲 내부에서 바람이 빨라지며, 기름덩어리를 덮어쓰고 있게 된다. 이것이 대형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무런 이유 없이 베어버린 낙엽활엽수로 인해 자연스럽게 낙엽활엽수 숲으로 변화하는 흐름이 막힌 우리 숲은 매우 불안정하게 유지된다. 소나무숲은 자연스럽게 낙엽활엽수림이나 혼효림으로 바뀌는데 이 자연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으려 했으니 탈이 나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형 산불의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면 산림청이 열심히 ‘숲 가꾸기’라는 이름으로 낙엽활엽수를 제거해 소나무순림만이 유지되는 지역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숲 가꾸기’ 사업을 멈추면 대형 산불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녹색연합도 “소나무의 특성상 불이 났을 경우 솔잎이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처럼 큰 소나무숲은 산불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불길이 시작되면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산불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겨울과 봄철 건조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형 산불의 위협은 계속 될 것이다. 이제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대책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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