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커뮤니티센터서 개최된 탄소중립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국민 토론회 모습
지난달 26일 서울숲커뮤니티센터서 개최된 탄소중립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국민 토론회 모습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국토관리 차원에서 도시공원의 조성과 관리 주체가 지자체에서 중앙정부로 전환돼 운영 관리되는 광역권 도시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행법에 국가가 조성 및 관리하는 공원에는 국립공원, 국가정원, 국가도시공원,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만들어 추진하는 용산공원이 있다. 2016년 개정된 ‘도시공원및녹지에관한법률’에 따라 국가도시공원은 지자체가 설치·관리하는 300만 제곱미터 이상 도시공원 중 국가적 기념사업의 추진, 자연경관·역사문화유산 등의 보전을 위해 국토부장관이 지정한다. 그러나 현행법상으로는 특별시장 등 지자체 장이 도시공원을 설치·관리하도록 하지만 국가적 기념 도시공원이나 광역 규모 도시공원 조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한국조경학회(학회장 조경진)가 이헌승·맹성규·최인호 국회의원과 지난달 26일(수) ‘국가도시공원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탄소중립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국민 토론회’를 서울숲 커뮤니티센터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손용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탄소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국토부 차원에서 국가도시공원의 비전과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손 교수는 “수준 높은 공원관리를 위해 도시공원 관리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에 기술 지원 및 인재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도시공원 관리 전담 기관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일찍이 국영공원 제도를 두고 국립공원과 별개로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국가도시공원을 추진하는 지자체는 부산시와 인천시로, 낙동강 하구와 소래습지를 각각 대상지로 정했다.

김승환 동아대 명예교수는 22년 전 시민운동으로 촉발된 부산의 국가도시공원으로 말문을 열며 “부산시가 추진하는 낙동강 하구 국가도시공원은 300만 평방미터의 을숙도인데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다. 시민이 제안해 민관협의로 추진됐다. 하구습지. 해양 방재를 담기 위해서는 정원이나 도시숲으로는 안 된다. 역사·생태·문화·환경을 연결하는 광범위한 광역권 공원, 국가도시공원의 새로운 범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가 광역공원을 만들기에는 역량이 없다. 앞으로 녹색시대,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국가가 맡아줘야 한다. 단순히 국가가 만들어주는 공원이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 시민과 기업이 힘을 모아 각 지역의 녹색 거점, 녹색 인프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국가도시공원의 목표다”고 덧붙였다.

서영애 조경기술사사무소 이수 대표는 “지자체가 할 수 없는 중앙정부만의 역할이 있다. 전체 백두대간을 놓고 전체 골격에서 도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유일한 책임이 국가에 있다. 캐나다나 핀란드의 국가도시공원 사례처럼 도시 차원에서 공원을 매개로 어떻게 도시를 관리하고 도시의 방향성을 선정할 것인가를 공원을 매개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설정이 분명하다면 면적이나 지역, 지형은 중요하지 않다.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원이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기영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은 “국가도시공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 300만 평방미터 면적으로 명문화돼있는데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토지보상만 해도 수조 원의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사실상 하지 말라는 법령이나 마찬가지다”며 “국가도시공원은 국가가 조성하는 건데 국가가 실질적으로 일부 예산을 지원해 관리한다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조금으로 지자체가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국토부 조직 개편에도 건의한다. 35년간 녹지직에 있으면서 구심점이 없다. 국토부가 상급기관인데 국토부가 예산 지원하는 공모 사업이 없다. 장기 미집행공원 문제도 자자체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자체가 국가도시공원 활성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애초 국토부에서 국가도시공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 교수는 “국토부가 언제부터 보존하고 국민한테 휴양 기회를 제공했나.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을 보면 국토를 보존 개발 이용 균형적으로 관리하게 돼 있다 그동안 국토부 예산구조나 부서 구조를 봐서는 국가를 보존하거나 국민을 위한 휴양 제공 의지는 없고 오로지 경제 발전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그 많은 예산을 쓰면서 국토를 개발하고 도시를 만들면서 국민들에게 환경과 휴양, 생태 서비스 의지를 갖고 있지는 않는다. 다른 부서처럼 국토부도 국가를 균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국가공원, 또는 국가도시공원이다”고 제안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사는 국가도시공원의 활성화를 위해 “조경분야의 환경 생태 서비스에 대한 평가체계가 재정립”할 것을 언급하며, “국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린다. 좀 더 과감하게 공원과 생태계, 숲, 환경이 가진 긍정적 가치를 끌어내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손용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공원의 새로운 비전과 국가도시공원의 역할’을, ▲이근희 부산광역시 녹색환경정책실장이 ‘낙동강 하구 국가도시공원 제안’을, ▲최도수 인천광역시 도시재생녹지국장이 ‘인천 소래습지 국가도시공원 추진계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정토론자로는 안승홍 한경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승환 동아대 명예교수,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사,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오기영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소장,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박연진 국토부 녹색도시과 과장이 참석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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