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한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국립산림과학원
고사한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국립산림과학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의 유전자 확보로 보전·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보전·복원에 필요한 유전적 다양성은 최소 35개체 이상만 선발하면 100% 확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구상나무 숲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최소 규모 산정을 위해 유전자(DNA) 식별표지를 이용해 한라산 지역의 구상나무 총 456그루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해당 종의 집단 내 0.05 이상의 빈도로 분포하는 일반 대립유전자인 대표 유전자는 한라산 지역에 상관없이 개체 간 체계적인 간격을 적용해 최소 35개체를 선정하면, 100%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대표 유전자는 보전·복원을 위한 유전적 다양성 확보 시 최소 95% 이상 확보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우리나라 구상나무 분포지 중 최남단으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온도상승, 잦아진 태풍에 의한 강한 바람 등이 주요 쇠퇴 원인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의 전국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39% 이상 쇠퇴해 전국 평균 33%보다 높게 나타나 쇠퇴현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구상나무가 발견된 지역일 뿐만 아니라 제주도라는 섬 지역에서 오랜 세월 적응하며 살아남았기 때문에, 내륙의 지리산, 덕유산 구상나무 숲과는 유전적으로도 차별되는 독특성을 가지고 있어 중요성이 높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산림청 ‘제2차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대책’ 이행을 위해 우리나라 지역 고유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전자(DNA) 이력 관리를 통한 복원재료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자생지 유전다양성 복원을 위한 현지외보존원 조성, 복원재료 증식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임효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박사는 “유전적 다양성 평가에 기반한 과학적인 복원기술은 구상나무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고산 침엽수종 숲의 회복력과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유전적 다양성 확보 시뮬레이션 결과 최소 35개체 이상만 선발하면 100%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유전적 다양성 확보 시뮬레이션 결과 최소 35개체 이상만 선발하면 100%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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