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천리포수목원에서 개최된 한국홀리협회 총회, 협회명에 포함된 ‘홀리’의 의미는 감탕나무속 대표 식물인 호랑가시나무가 크리스마스를 연상케하는 나무인 데서 연유했다.
지난 17일 천리포수목원 에코힐링센터에서 개최된 한국홀리협회 총회, 협회명에 포함된 ‘홀리’의 의미는 감탕나무속 대표 식물인 호랑가시나무가 크리스마스를 연상케하는 나무인 데서 연유했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한국홀리협회(HSK : Holly Society of Korea)가 세계적인 관상식물자원인 호랑가시나무 등 감탕나무속(Ilex) 식물 보전 및 연구, 이용에 기여코자 43년 만에 재창립됐다.

천리포수목원(원장 김용식)이 고(故) 민병갈 설립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7일(금) 천리포수목원 에코힐링센터에서 한국홀리협회 재창립 총회 및 감탕나무속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을 비롯해 성정원 농수산대 교수, 김경곤 완도군청 환경산림과 팀장, 송기훈 미산식물 대표 등 35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무열 전북대 자연과학대학 명예교수가 회장으로 선출됐다.

협회 명예회장직에는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이 임명됐다.

감탕나무속 식물은 천리포수목원과 인연이 깊다. 1978년 호랑가시나무를 사랑했던 민병갈 설립자의 제창으로 한국홀리협회가 회원 37명의 미국홀리협회 한국지부로 출범한 바 있다. 이후 미국호랑가시협회와 교류하며 1998년 미국호랑가시협회총회를 천리포수목원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천리포수목원을 미국호랑가시협회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초 호랑가시수목원으로 지정하는 데 기여했다.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과 김무열 한국홀리협회 회장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과 김무열 한국홀리협회 회장

김용식 원장은 “고 민병갈 원장님이 오지 모래땅에 수목원을 세웠던 뜻이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나라 식물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많이 필요한 때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호랑가시나무 뿐 아니라 전 세계 나무를 상대로 더 관계를 맺고 사랑하고 아끼게 될 것이다. 국가기관, 공·사립수목원, 교육기관 관계자 모두 힘을 합한다면 향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협회 재창립으로 식물호랑가시나무 등 감탕나무속 식물 자생지 조사 연구, 보급, 홍보 및 정보교환, 교육 및 인력양성, 해외 관련 조직과 학술교류 등 활발한 활동이 전망된다.

총회 후 열린 감탕나무속 식물 심포지엄에서는 ‘공인 호랑가시나무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의 감탕나무속 식물 수집 및 증식, 연구 현황이 보고됐다.

천리포수목원은 현재 1만6882 분류군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감탕나무속 식물을 수목원의 특성화 5속으로 지정해 집중 수집, 현재 기준 565 분류군을 보유하고 있다.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선 최창호 천리포수목원 부장에 따르면, 감탕나무과 식물은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종 식물로 보전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창호 천리포수목원 부장과 김민우 천리포수목원 주임이 감탕나무속 식물 심포지엄에서 국내 감탕나무과 식물 연구 및 수집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창호 천리포수목원 부장과 김민우 천리포수목원 주임이 감탕나무속 식물 심포지엄에서 국내 감탕나무과 식물 연구 및 수집, 보전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1972년 서양호랑가시나무 재배품종인 Ilex aquifolium ‘J.C. van Tol’을 미국에서 최초 도입, 1976년 자생 호랑가시나무를 제주도 월림리에서 처음 채집해 수집 전시하고 있다.

특히, 1978년 고 민병갈 설립자가 완도지역 식물 탐사 중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가 자연교잡된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최초 발견하면서 정식학명인 Ilex × wandoensis C F.Mill. & M. Kim으로 국제식물학계에 보고되기도 했다.

국내 감탕나무과 수집현황을 발표한 김민우 천리포수목원 주임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감탕나무과 식물은 변산반도, 완도, 강진, 제주도 등 남쪽지방 난대림 및 해안지방을 따라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 등 밭 개간으로 기존 자생지가 파편화되는 등 서식지 파괴가 심각하다. 김 주임은 “기후변화로 온도가 계속 상승하면 비교적 내한성이 약한 상록성 감탕나무속 식물의 활용범위가 점차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지역별 감탕나무속 생물 개체군의 체계적 특징 및 보전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기록 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홀리협회는 수목원 에코힐링센터 앞 정원에 완도호랑가시나무 ‘페리스 드림’(Ilex × wandoensis ‘Ferris Dream’)을 기념식수로 심어 협회 재창립 선언을 마무리했다.

밀러가든 내 플랜트센터에서 감탕나무속 식물 특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내 플랜트센터에서 감탕나무속 식물 특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의 호랑가시나무원
천리포수목원의 호랑가시나무원

한편, 천리포수목원은 민병갈 설립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감탕나무속 식물 특별전시 및 세밀화 전시를 열고 있다.

식물 특별전시는 밀러가든 플랜트센터에서 내년 1월 31일(월)까지 진행된다. 전시에서는 감탕나무속 식물 중 잎과 열매가 아름다운 서양호랑가시나무(ilex aquifolium ‘Argentea Marginata’) 등 80 분류군의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감탕나무속 식물을 섬세하게 표현한 한국세밀화가협회의 세밀화 전시는 내년 1월 4일(화)까지 밀러가든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협회 재창립을 기념해 호랑가시나무 기념식수가 식재됐다.
한국홀리협회 재창립을 기념해 호랑가시나무 기념식수가 식재됐다.
천리포수목원의 겨울풍경
천리포수목원의 겨울풍경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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