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전시 기획에 몸담고 있는 박원순 가드너가 미국의 공공정원을 소개한 책을 펴냈다.

그동안 국내에 영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의 정원을 소개하는 책은 많았지만 미국 정원을 다룬 책은 없었다. 미국에는 600여 개의 공공정원이 있다. 공공정원에는 식물원, 수목원, 동물원, 온실, 테마파크, 역사 공간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포함된다. 수많은 공공정원이 다양한 미션과 테마로 식물 컬렉션을 구성해 연구, 전시,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지은이 박원순 가드너에 따르면 “미국의 공공정원은 대부분 비영리 기관으로,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부와 자원봉사 등 공공의 이익과 선을 위한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로 재단 이사회에서 기금을 관리하며 디렉터를 채용해 운영을 맡긴다. 규모와 미션에 따라 원예, 수목관리, 교육, 잔디 관리, 가든 디자인, 큐레이션, 마케팅, 방문객 서비스, 시설관리 등 세분화된 전담부서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 따라 공공정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은이는 “살아있는 박물관”으로서 식물 컬렉션부터, 전시, 유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선진 공공정원의 콘텐츠와 운영 시스템을 다루면서 공공정원의 역할을 묻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롱우드 가든’에서 국제 정원사 양성과정과 대중원예 석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답사한 방대한 공공정원 자료를 토대로 22개의 정원을 엄선했다. 그리고 각 정원이 걸어온 역사, 규모, 역할, 투어 등의 상세 정보를 수려한 정원 사진과 함께 엮어 전문가는 물론 일반 독자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 공공정원에서의 다양한 탄소중립 해법은 눈여겨 볼만하다. 120년 전통의 온실이 있는 ‘핍스 식물원’은 600여 개 미국 공공정원 중 친환경 부문 1위다. 식물원의 열대림 온실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설계했고 지속가능한 조경센터는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 친환경 ‘그린 빌딩’ 기술과 옥상녹화를 적용해 공공정원의 생태적 역할을 제시했다.

책은 크게 총 4장으로 구성, 전시 정원(Display Gardens), 힐링 정원(Healing Gardens), 컬렉션 정원(Collection Gardens), 히스토리 정원(History Gardens)으로 나뉘어 각각의 공공정원이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를 담았다.

우선 첫 장에서는 연중 화려한 꽃 축제로 ‘꿈의 정원’이라 불리는 ‘롱우드 가든’부터 ‘챈티클리어’, ‘웨이브 힐’, ‘리버뱅크스 동식물원’ 등을 통해 다양한 전시 정원 사례를 소개했다. 두 번째 장 힐링 정원에서는 공동품과 예술작품을 모은 와일드 가든의 대명사 ‘윈터 투어’, 다양한 자생식물을 “숲 속 정원”으로 연출한 ‘가든 인 더 우즈’로 안내하며 치유의 공간을 선사한다.

컬렉션 정원 장에서는 계수나무·단풍나무 컬렉션, 퍼너리(fernery, 고사리원) 온실이 있는 모리스 수목원, 호랑가시나무의 천국인 ‘스콧 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다. 히스토리 정원 장에서는 생명을 얻은 조각품처럼 토피어리가 가득한 ‘래듀 토피어리 가든’, 조경 원예 교육의 메카 ‘앨블러 수목원’ 등 흥미로운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유서 깊은 정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밖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독자를 위해 각 정원 소개가 시작되는 페이지에 정원 누리집 주소를 큐알(QR) 코드로 변환해 스마트폰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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