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정열-배롱나무 재배법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 소교목으로 학명은 Lagerstroemia indica이다. 속명 Lagerstroemia는 스웨덴 사람으로 유명한 분류학자이자 이 종의 명명자인 린네의 친구인 Magnus Lagerstroe씨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이 속의 식물은 아시아 동남부, 호주, 필리핀, 뉴기니아 등에 약 55종이 난다. 종명 indica는 인도산이란 뜻이다.
줄기는 약간 구불구불하게 자라며 줄기의 수피가 불규칙적으로 벗겨져 알록달록하므로 매우 아름다우며 또한 매끄럽다. 수관은 넓게 퍼져 대개 우산 모양의 수형을 이룬다. 잎은 도란형에 거치가 없으며 엽병이 거의 없고 어긋난다.

자생지
중국 남부 원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일찍 도입되어 우리 향토 수종과 마찬가지로 친숙하다. 꽃이 아주 좋은데다 오래 가므로 여름 꽃나무로 정원, 공원, 묘역과 재실, 서원 등에 많이 식재되어 있다.
 

 

 

 

 

 

 


내력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 자미성에서 많이 재배되었기에 자미화(紫薇花)라는 이름이 붙었고 관청, 궁실의 정원수로 널리 심겨졌다. 백낙천(772-846)의 시에도 자미화가 등장하니 오래 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연대는 정확히 모르나 양화소록(1449)에 처음 ‘영남의 여러 고을과 촌락에 식재되어 있고 나무의 크기가 크다’는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1449년 훨씬 이전에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양정동에는 배롱나무 노거수가 있는데 천연기념물 168호로 지정되었다.
일본에서는 대화본초(1708), 화한삼재도회(1712) 등에 배롱나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일본의 이바라기현의 배롱나무는 높이가 9m에 달하며 수령이 700년 이라고 한다.
유럽에는 1825년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남지방과 호남지방에 많이 식재되어 있는데 주로 사찰, 서원, 재실, 묘지, 촌락 부근 등에 식재되어 있다.
 

 

관상 포인트
배롱나무의 매력은 무엇보다 여름 7월부터 9월까지 지속적으로 피는 붉은 꽃이다. 또 수피가 불규칙적으로 벗겨져 얼룩덜룩하면서 매끈한 줄기도 매우 아름답다. 우산 모양 또는 반원형을 이루는 수형도 우아하며 작고 윤기 있는 잎과 가을에 붉게 물드는 단풍도 아름다워 조경수로서의 여러 가지 매력을 고루 갖춘 나무라 할 수 있다.

성질과 재배
추위에 약하여 남부 지방에서 주로 식재하며 서울 부근이 재식북한지인데 이곳에서는 겨울철 방한이 필요하다. 적응성이 뛰어나 토질은 크게 가리지 않는다.
번식은 꺾꽂이. 종자, 휘묻이, 분주로 할 수 있으나 꺾꽂이로 뿌리가 잘 내리므로 거의 꺾꽂이에 의한다.
꺾꽂이 방법은, 봄 싹트기 전에 지난해에 자란 줄기를 15cm 내외로 잘라 모래나 마사에 꽂는다.
직경이 약 2cm 정도의 굵은 가지를 꽂아도 뿌리가 내릴 정도로 삽목이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직경 약 1cm 이하의 가지를 꽂는 게 발근이 빠르다.
실생 번식은 가을에 잘 익은 열매를 채취하여 종자를 정선하여 모래에 묻어 저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파종 후 관리는 일반적인 재배 방식에 따른다.
배롱나무는 조경수로 훌륭하지만 병충해가 많은 게 흠이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해충으로는 깍지벌레와 진딧물인데 질소 성분이 많은 토양에서 잘 발생하므로 너무 기름지지 않게 관리하며 수프라사이드와 톡스 등으로 방제한다. 병해로는 그을음병과 흰가루병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을음병은 깍지벌레나 진딧물이 발생하면 이들의 분비물로 인해 많이 발생하므로 해충의 구제에 유의한다. 흰가루병은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밀폐된 가지를 솎고 통풍이 잘되게 관리하여 예방하며 발생시에는 적당한 살균제를 사용하여 방제한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현재 조경용으로 많이 식재되어 있는 인기 수종의 하나이다. 공원, 정원, 학교원, 사찰, 사원, 사당, 묘역 등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남부 지방의 가로수로도 많이 식재되고 있다. 집단으로 식재해도 아름다우며 독립수로 심어 크게 자란 나무의 수형과 꽃은 장관이다. 꽃, 수피, 수형, 단풍 등 여러 조경 요소를 두루 갖춘 나무이므로 앞으로도 인기를 끌 수종으로 생각된다.
척박지에서는 비교적 잘 견디지만 강한 양수이므로 음지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며 병충해가 심하고 또 꽃달림도 나쁘므로 볕바른 곳에 심어야 한다. 이식은 쉬운 편이지만 큰 나무의 경우 이식 후 일부 가지가 말라 수형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분을 크게 떠서 옮겨야 하며 이식 후 적당히 전지하여야 한다.
이식 적기는 가을에 낙엽이 진 후부터 봄 싹트기 전이지만 추운 곳에서는 봄에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

 

 

▲ 정계준
경상대 과학교육학사
경상대 생물학석사
고려대 생물학박사
현, 경상대 생물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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