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조성중인 일산 호수공원 야간경관 조명 사업이 오히려 공원경관을 해치고 있어 일산 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가 구성해놓은 일산호수공원 야간 경관 조명 기본계획은 2012년까지로, 가로등을 비롯한 야간조명 뿐 아니라 공원의 안내판, 바닥면 등까지 순차적으로 조명등을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 사업은 6월말 완공했다. 10억원을 투자한 상태. 하지만 주민들은 화려한 조명이 오히려 공원을 즐기기에 불편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기에도 예쁘지 않을 뿐 아니라 눈이 부시고 안전상의 문제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것.

아이디 ‘일산맨’은 “메타쉐콰이어 귀신조명! 전통정원 갈비집조명! 벚꽃길 휴지통조명! 벚꽃길 흉기조명! 애수교 오징어집어등조명! 무지개 러브호텔조명! 소나무군락지 탐조등조명! 석계산 드라큐라 조명! 호수교 부근 룸싸롱등! 모두 추해요. 모두 거부해요”라면서 “이번 경관조명 공사로 확실하게 호수공원과는 맞지 않다는 게 확인됐으니, 잘 배웠습니다. 전부 철거를 원합니다”라는 글을 일산사랑 카페에 남겼다.

아이디 ‘리오바’는 “사람을 불러들여 휴식을 주는 공원이 아니라 불빛으로 쫓아내려는 게 이번 공사의 주목적인 것 같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일산사랑을 중심으로 경관조명철회 서명이 5차까지 진행됐다. 오는 29일에는 6차 서명활동을 시작한다. 철회하기 전까지 강경하게 활동해갈 계획이다.

그나마 일산은 의견을 개진할 여력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다. 호수공원에 대한 애정도 깊고 또 모여 의견을 나눌 주민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수가 적은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엉뚱한 자리에 지나치게 강한 색을 이용한 조명들이 난립되어 있지만 누구 하나 이에 대한 개선안을 논의하는 이 없다.

한 조경학과 교수는 “지방의 조명은 테마도 없이 너무 강한 색과 빛을 이용한 곳이 부지기수”라면서 “특히 나무에 조명을 켜는 행위는 생태 파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은 흔한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명하면 무조건 다양하고 화려한 빛을 생각한다. 진정한 빛의 기능을 모르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밤에는 자연환경과 어울릴 수 있는 은은한 색과 낮은 조도의 빛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환경을 해치는 불은 끄고 자연에 순응할 수 있는 조명, 은은한 빛을 밝혀야 한다. 이제 눈먼 정치행정은 벗고 시민을 위한 행정에 눈떠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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