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구상나무가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가운데 고산 침엽수 집단고사가 국립공원의 산사태를 촉발하는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탐방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도 시급해졌다.

녹색연합이 18일(월)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 이후 지리산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대부분 고산침엽수 집단고사 지역과 일치해 고산지역 침엽수의 집단고사를 산사태 발생 원인으로 지목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백두대간 국립공원 지역 산사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리산, 설악산 등 고산지역 산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지리산 정상 천왕봉 일대는 대규모 채석장과 대규모 스키장 크기의 산사태가 5곳 이상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리산 천왕봉 일대의 경관 자체가 변하고 있다.

2021년 산사태 현장을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지리산, 오대산, 설악산 등의 산사태 발생지역 중 능선부 주변 대부분이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집단고사 지역과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아고산대가 펼쳐진 산악형 국립공원은 산사태 위험이 높다. 우리나라 산악형 국립공원은 해발고도 800m에서 19500m 사이 위치해 아고산대를 포함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아고산대의 대표적인 교목이자 침엽수인 구상나무, 분비나무가 분포한다.

특히 대표적인 아고산대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한라산의 구상나무가 집단고사 중이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등은 분비나무의 집단고사 진행되고 있다. 올해 기후위기로 산악형 국립공원이 분포한 백두대간 전역에서 아고산대 침엽수가 급격하게 고사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주능선은 산정상부와 연결돼 대부분 정상부로 향하는 탐방로가 개설돼 있어 아고산대 침엽수의 고사가 심화할수록 국립공원 탐방객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

녹색연합은 “기후위기로 산지 전반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해마다 곳곳에서 산사태로 무너지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와 산림과 생태계 피해도 커지고 있다”며 “국립공원 등의 고산지역의 산사태는 1990년대부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등을 비롯해 발생했으나 정부의 대응은 제한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산림청의 “칸막이 행정”을 비난하며 “15년 이상 방치한 결과 이제 산사태가 탐방로와 등산객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선제적 대응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기후위기 적응 차원에서 국립공원과 백두대간 산사태에 대한 전수조사 및 종합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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