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조례, 가로수 조례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도시숲 조례, 가로수 조례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 이태겸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21.10.06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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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겸 (주)에스이디자인그룹 공공디자인연구소 소장
이태겸 (주)에스이디자인그룹 공공디자인연구소 소장

2021년 6월 10일,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숲법)」이 시행되었다. 도시숲법의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제도 정비, 정책 발굴, 사업 시행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도시숲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직적인 정책은 부재하고, 장기비전 없는 단편적인 사업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도시숲 조성관리의 불확실한 목표와 실현지표의 부재, 현실과 맞지 않는 도시숲 현황 통계, 유지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공개공지와 공동주택 등 사유지 녹지, 가로수 가지치기의 미흡한 기준과 현실 적용의 한계, 실질적인 협력 관리로 발전되지 못하고 있는 시민참여 거버넌스 구축 등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도 다양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 지자체는 도시숲 활성화와 실행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제·개정된 지자체 조례의 실태를 보면, 내용물은 거의 바뀌지 않고 조례의 명칭을 가로수에서 도시숲으로 치환만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시숲 등의 체계적인 조성·관리 및 이용 활성화의 실질적 대상과 범위, 조사방법, 가로수 외 도시숲의 조성 관리 방안, 벌칙, 시민협력 등에 관한 내용을 반영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지자체에서 도시숲 관련 조례 제정 시 쟁점사항과 고려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도시숲법의 적용 대상과 범위에 대한 명료한 규정이 필요하다. 도시숲법 제2조1항에서는 ‘도시에서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과 체험활동 등을 위하여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도시자연공원구역 제외)’과 같이 큰 개념만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간적·기능적 범위 및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조례에서도 적용 범위를 특정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도시숲법 제4조에 다르면, 도시숲등의 조성·관리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는 그 법률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도시공원 및 시설녹지, 대지 내 녹지는 도시숲법의 개념적 정의에는 포함되나, 실제 조성 관리 시에는 타 관련법을 우선하여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도시숲의 사업 범위 다르게 이해하게 되며, 도시숲 유형별 담당부처가 다르기에 일관적인 정책 실현이 어려워 관련 사업 시행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세종특별자치시의 도시숲 조례와 같이 도시숲 조성이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대상과 범위를 조례에서 규정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때 관련 타법과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살펴야한다.

둘째, 도시숲 조성관리를 위한 관련 위원회의 심의대상 확대와 기준 개선, 타 위원회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도시숲법 제13조에 의해 도시숲위원회는 도시공원위원회로 위임 가능하다. 유사한 분야인 만큼 새로운 위원회 조성보다 도시공원위원회의 분과위원회 운영 등을 통한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타 관계법에 의해 조성되는 도시숲의 경우 공동·통합 심의가 필요한 관련 분야를 파악하고 공동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다. 도시공원위원회 및 도시숲위원회 공동심의위원회, 건축 및 도시숲위원회 공동심의위원회, 공공디자인 및 도시숲 공동심위위원회를 구성하여 도시숲 관련 사업의 조성 단계에서부터 도시숲 전문가의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현재 도시숲 조성·관리 심의대상은 가로수에 한한 경우가 많은데, 향후 산림과 생활숲 등의 다양한 녹지조성사업을 포함해야 한다. 특히 학교숲은 초·중·고등학교의 녹지공간이며 대학 캠퍼스는 제외되어 있다. 또한 별도의 학교숲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가 다수 있어 도시숲의 심의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숲을 대학 캠퍼스를 포함하여 도시숲 및 학교숲 통합 심의위원회를 통해 체계적인 학교숲 조성·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로수 관련 조례에 있어 가로수 관리기준의 고도화를 위한 조례개정이 시급하다. 현실 실정에 맞는 바른 가지치기 기준을 마련과 더불어, 전문 기술자·관리자 양성 및 합리적인 용역대가 산정, 건강한 가로수를 위한 사전 예방적 관리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도시숲 담당부서의 통합운영 및 참여기술자의 자격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 관련 실과의 업무분장 및 통합 등 업무 개편이 필요하다. 도시숲 조성·관리 기본계획 수립, 도시숲지원센터 운영관리, 도시숲 민간위탁, 도시숲법 실태조사 및 22조 부담금 징수 관련업무 등 신설 또는 개편이 필요한 도시숲 조성관리 업역을 파악하여, 주관부서를 통합운영하거나 담당 업무분장을 조정해야 한다.

전문가의 참여에 있어서도, 짧은 기간 관련 법제의 변경으로 인해 지자체 행정업무에 혼선이 발생하여 특정기술자로만 한정하여 사업을 발주하고 있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도시숲 조성에 산림 및 조경기술자 참여가 모두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산림기술업으로 한정하여 발주될 경우 도시녹지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해 용역 완성도가 낮아지고, 조경분야에 재하도하는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도시 내 녹지의 특성과 질높은 도시녹지(도시숲)를 조성하기 위해 도시 내 공원녹지를 다루는 조경기술자의 도시숲 조성에 참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시숲 등의 업무 참여자격을 조례에 명확하게 제시한 봉화군의 도시숲 조례는 참고할 만하다.

넷째, 기존 가로수 조례의 시민참여와 벌칙조항은 가로수 이용관리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도시숲법의 민간참여 활성화에 대한 사항을 조례에 포함하여 제·개정해야 한다. 특히, 민간참여 활성화 방안으로 도시숲법 제16조의 도시숲지원센터의 지정운영에 관한 사항, 제17조 국민참여 활성화와 제19조 민간협력과 기부채납에 관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조례에서 제안할 필요가 있다.

도시숲등의 조성·관리 심의위원회 운영에 주민의견 수렴이 활성화되어야 하고, 도시숲지원센터를 통해 도시숲 민관협치 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상가·학교·아파트 나무의 공적관리 지원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 외에 제정 후 지속적인 보완·수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관법」의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경관협정 등의 제도를 활용하여 도시숲 관리를 위한 시민참여 방안으로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지원방안이 마련된다면, 사유지라 할지라도 공공기능의 성격이 강한 공동주택단지, 공개공지, 대학교 캠퍼스의 녹지·수목을 공공관리가 가능한 ‘도시숲’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많은 지자체들은 가로수 조례를 이름 갈이 하여 도시숲 조례로 운영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자체의 도시숲 조례는 어떤지, 도시숲의 활성화를 위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정되었는지 잠시 시간을 내어 살펴보자. 바로 지금이 시민이자 도시녹지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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