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돌프의 ‘다섯 계절의 정원’ 성패 “시민참여, 지자체 재정 지원에 달려”
아우돌프의 ‘다섯 계절의 정원’ 성패 “시민참여, 지자체 재정 지원에 달려”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1.09.14
  • 호수 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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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정원 선구자 피트 아우돌프
태화강 환경복원 시민 열정에 감화
아시아 최초 태화강국가정원에 조성
정원 부지 범람 위험 반영해 설계
[피트 아우돌프 방한 인터뷰]
지난 10일 천지식물원에서 진행된 피트 아우돌프 인터뷰. 오른쪽은 설계를 담당한 바트 후스
지난 10일 천지식물원에서 진행된 피트 아우돌프 인터뷰. 오른쪽은 설계를 담당한 바트 후스 ⓒ승동엽 기자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새로운 여러해살이풀 심기 운동(New Perennial Movement)을 이끌며 식재디자인의 틀을 전복한 아우돌프가 2년 여 시간의 지난한 보폭을 깨고 광장에 나왔다.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국화원 부지에 아시아 최초로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 작품 ‘다섯 계절의 정원’ 조성이 본격 추진되면서 울산시 초청으로 지난 8일(월) 아우돌프가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했다.

아우돌프 정원의 핵심은 ‘다섯 계절’로 집약된다. 이는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돌아 다시 봄으로 귀환하는 시간을 뜻하며, 다양한 종의 다년생 식물이 피고 지며 순환하는 자연을 비유하는 어휘다. 그는 인공의 정원이 자연에 가까울 때 가장 아름답다는 명제를 던지며 식재 디자인 역사를 다시 썼다.

한계절만 꽃 피는 동일한 식재패턴에서 벗어나 봄, 여름, 가을 심지어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 있는 겨울의 모습까지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을 볼 수 있고 생물다양성이 공존하는 자연의 일부로서 정원. 이는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도시생태정원 담론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우돌프는 “한국인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에 실제로 식물을 접할 기회가 적다. 공공정원에서는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식물 종을 볼 수 있다. 공공정원은 식물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면서도 “기후변화로 인간이 상처 입는 것처럼 식물도 마찬가지다. 사회 전체적인 통찰력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원 설계 시 항상 이상기후에 대비한 기술을 반영한다”고 공공정원의 가치와 기능을 강조했다.

태화강국가정원에 조성된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 국내 공공정원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유지보수 문제는 수 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아우돌프 정원의 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는 이유다.

관계자에 따르면, 아우돌프가 울산시로부터 자연주의 정원 프로젝트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 항구적으로 유지보수가 담보될 것을 우선 조건으로 수락했다. 이를 위해서는 뉴욕 하이라인공원처럼 공공정원은 장기적으로 자발적으로 꾸려진 시민조직과 함께 정원 유치 지자체인 울산시의 재정지원을 전제로 한다.

한편, 마스터플랜이 나온 상태서 내한한 아우돌프는 한국 체류 기간 현장을 방문해 수정을 거쳤다. ‘다섯 계절의 정원’은 태화강국가정원 내 1만8000제곱미터 규모의 국화원 부지에 조성하기로 확정됐다. 시는 총 13억 원 예산을 들여 연말까지 식재설계와 기반조성을 마치고 내년 본격적으로 정원을 조성한다. 정원은 내년 11월 완공 계획이다.

다음은 지난 10일(금) 설계를 맡은 바트 후스와 식재 조언을 담당한 다니엘 박(박용호)이 참석한 가운데 천지식물원에서 진행된 피트 아우돌프와의 인터뷰 1문 1답이다.

천지식물원을 둘러보는 피트 아우돌프와 바트 후스
천지식물원을 둘러보는 피트 아우돌프와 바트 후스 ⓒ승동엽 기자
피트 아우돌프를 찾은 국내 팬들에게 최근 한국어판으로 발행된 '식재디자인 책'에 사인하고 있다.
피트 아우돌프가 그를 찾은 팬들을 위해 최근 한국어판으로 발행된 '식재디자인 책'에 사인하고 있다. ⓒ승동엽 기자

Q. 많은 프로젝트 중 울산을 선택한 이유는?

A. 이번 프로젝트를 선택한 배경이라면 울산이 공업도시로 황폐화된 환경을 시민의 힘과 열정으로 환경을 복원시켰고 그 유산이라 볼 수 있는 국가정원에 조성되면 시민들이 아름다운 정원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태화강의 역사성과 시민들의 열의에 감화돼서 결정하게 됐다.

Q. 정원이 조성되는 태화강국가정원 부지를 둘러본 소감은?

A. 바트 후스가 2년 전 다녀와서 사진을 찍고 울산시로부터 항공사진 등 자료를 받아서 부지를 선정했다. 직접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태화강부지는 시내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연 하천이 흐르고 대나무밭이 울창하다. 환경적인 세팅 자체가 너무 아름다웠다. 플랜팅 디자인 전 어떤 품종을 결정하고 심을지 기후나 식물 특성 데이터를 확인했고 많은 데이터를 얻어 돌아가게 됐다.

Q. 정원이 조성될 태화강 국가정원 부지는 홍수가 났을 때 상습적인 침수 및 토양·수질 오염 등을 이유로 국가정원 지정 당시 환경단체에서 상당히 반발이 많았다. 정원 조성 시 선제 고려돼야 할 것이 있다면?

A. 이번에 울산에 방문했을 때 울산시로부터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10년 내 정원부지인 국화원이 전체적으로 쓸려 내려갈 정도의 홍수는 없었다. 가장 큰 홍수라면 정원 조성할 부지 아래쪽 한 5m 정도 물에 잠깐 잠긴 적은 있었다. 그래도 홍수에 대비해 땅을 높이는 작업을 일부 진행을 할 것이고 이를 설계에 반영할 것이다.

Q. 정원을 조성한 이후 어디에 중점을 두고 정원을 유지관리 해야 하나?

A. 필요하다면 한국에 와서 교육을 하겠지만 정원의 유지보수 관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훈련된 가드너를 통해 정원이 관리되도록 해야 된다. 아름답게 만들어진 본연의 정원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가진 좋은 가드너로 꾸려지는 게 중요하다.

물론 기술적인 정원 유지 보수에 가드너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사회활동을 하는 곳이 되고(중략), 실제 해외 사례에서 하이라인 파크를 관리하는 하이라인 프렌즈라는 시민자원봉사 모임처럼 시민들의 참여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

Q. 기후 위기와 전대미문의 코로나 팬데믹 시대 자연주의 정원을 이끈 선구자로서 정원의 역할은?

A.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가 오기 전부터 식물 혹은 정원을 가까이 했을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식물과 가까이 했을 때 그런 행복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알게 된 시기다.

Q. 한국에서 울산의 정원 드림 프로젝트 정원을 둘러봤는데 정원을 사랑하고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남긴다면?

A. 멘토와 학생들이 협업해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실습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태화강국가정원의 ‘다섯 계절의 정원’ 조성지 일부에도 이런 시스템으로 정원을 조성하는 아이디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피트 아우돌프를 찾은 정원 분야 관계자 및 팬
피트 아우돌프를 찾은 정원 분야 관계자 및 팬 ⓒ승동엽 기자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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