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세종과학기지의 식물재배 컨테이너  ⓒ농진청
남극세종과학기지의 식물재배 컨테이너 ⓒ농진청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최저기온 영하 25.6도의 혹한인 남극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신선한 채소나 과일은 있을까?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정크푸드 보다는 신선식을 즐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남극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이 농촌진흥청이 보낸 실내농장에서 채소를 수확해 애호박 된장찌개, 오이냉국, 수박화채 등을 해 먹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 온 것이다.

특히 애호박, 오이, 수박 등 열매채소를 재배해 먹은 것은 우리나라가 남극에 진출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이하 농진청)과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지난 2010년에 이어 지난해 10월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보낸 실내농장이 본격 가동돼 현지 대원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농작물이 잘 자라 상추 등 잎채소는 6월부터 매주 1~2kg 수확을 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재배를 시도해 염려가 많았던 열매채소도 오이‧애호박‧고추는 7월 중순부터, 토마토와 수박은 8월 중순에 성공적으로 수확하고 있다.

현재 17명의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원들은 실내농장에서 기른 신선 채소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고 있으며, 특히 쌈은 물론 찌개나 국, 무침, 주스 등에 넣어 다양하게 해 먹고 있다는 것이다.

10년 전 보낸 실내농장이 상추 등 잎채소만 재배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 보낸 실내농장은 잎채소와 오이‧애호박‧고추‧토마토‧수박 같은 열매채소까지 동시에 재배할 수 있도록 성능이 향상된 것이 이런 즐거움을 선사해 준 것이다.

더욱이 농진청에 설치된 시스템을 통해 실내농장 내부의 재배 환경과 생육 상황을 영상으로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어 남극 대원들이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이 없도록 수시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현재 남극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9개 나라의 83개 기지가 운영 중이며, 일부 기지들은 신선 채소 공급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잎채소와 열매채소를 동시에 재배할 수 있는 실내농장을 구축한 연구기지는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남극세종과학기지가 두 번째라고 한다.

허태웅 농진청장은 “실내농장에서 수확한 신선 채소로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 드시고, 아무쪼록 건강과 영양을 잘 챙길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 실내농장 관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극지는 물론 사막 등에 실내농장을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도 “대원들이 신선한 채소를 자주 먹을 수 있게 되면서 기지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며 “장기간 고립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이 실내농장에서 푸르른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심리적인 안정감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남극세종과학기지 식물재배 컨테이너 내부  ⓒ농진청
남극세종과학기지 식물재배 컨테이너 내부 ⓒ농진청

 

식물재배 컨테이너에서 재배한 수확물들   ⓒ농진청
식물재배 컨테이너에서 재배한 수확물들 ⓒ농진청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