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유튜브 화면 캡쳐) 환영사를 하는 허석 순천시장, 허유인 순천시의회 의장, 더그 왓킨스 EAAFP 대표
(왼쪽부터, 유튜브 화면 캡쳐) 환영사를 하는 허석 순천시장, 허유인 순천시의회 의장, 더그 왓킨스 EAAFP 대표

[Landscape Times 승동엽 기자] 지난 7월 26일(월) 중국 푸저우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순천만갯벌이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등과 함께 ‘한국의 갯벌’이라는 타이틀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는 소식이었다. 국내 유산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이후 14년 만에 이룬 쾌거다.

특히, 순천시는 지난 2018년 선암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순천만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유네스코 3관왕’이 됐다.

하지만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자연유산을 어떻게 관리하며 보존해야 하는가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지리학적으로는 넓게 발달한 염습지와 염생식물 군락, 생물학적으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인 흑두루미의 최대 월동지, 노랑부리저어새 등 25종의 국제 희귀조류와 220여종의 조류의 휴식처 등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순천만갯벌의 미래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순천시가 지난달 31일(화) 순천만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기념하고, 향후 관리·보존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웨비나를 개최했다.

순천만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되기까지

“민·관 협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순천만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기까지는 지난 30년간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1997년 시민단체에 의해 확산된 순천만 골재채취 반대 운동은 “골재보다 갈대가, 농장의 오리 수천 마리보다 야생에 서식하는 흑두루미 수 십 마리가 더 가치 있다.”는 표어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이듬해 순천시는 골재채취 사업을 취소했다.

(유튜브 화면 캡쳐)
(유튜브 화면 캡쳐)

도혜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 담당관은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순천만은 쓰레기가 널려 있는 버려진 땅이었고, 시는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골재채취 사업까지 허가 했었다. 1997년 골재채취 반대 운동을 계기로 지역민, 시민단체, 시가 협력해 순천만 지속관리방안이 마련됐고, 이후 꾸준한 보존활동을 통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며, 순천만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순천만이 보존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측면은 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환경의제를 지역사회에서 많은 지지를 보냈다는 점이다.

박기영 순천만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시민단체들의 환경운동은 지지세력이 필요하다. 순천만을 보존해야 한다는 환경의제에 지역민들의 지지가 있었고, 이를 순천시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이 매우 컸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순천만은 시민단체, 지역사회, 지방정부의 민·관 협력을 통해 관계자 회의, 전문가 회의, 지역주민 공청회 등 거버넌스를 구축해 보존활동이 이어졌고 그 결과 지난 2006년 순천만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으며, 이후 동천하구 람사르습지 등록, 국제기구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센터 유치 등을 거쳐 올해 순천만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이뤄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경제적 효과

통합관리센터 설립 필수

순천만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그에 따라 경제적 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오 (재)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사무국장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주요 관광지 중 약 70%가 세계유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등재 이후 관광객 증가 사례를 보면 중국 장가계는 관광객이 약 8배 증가했으며, 베트남 하롱베이 약 6.4배, 일본 야쿠시마는 약 3배 증가했다. 갯벌 사례를 보면, 지난 2009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와덴해는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연간 7조5000억 원의 관광수익, 3만8000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관리·보존 방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3개국에 걸쳐 펼쳐진 와덴해는 좋은 사례다. 지난 1978년 당사국 장관 및 지자체장이 모여 협력회원단체를 조직 후 1987년 와덴해 공동사무국을 설립, 3개국이 와덴해를 통합 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유종성 안양대 교수는 “갯벌은 관리면적이 넓고 대부분이 연속유산으로 돼 있어 관리인력 확보와 충분한 방문객 센터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유튜브 화면 캡쳐) 와덴해 방문자 센터 현황
(유튜브 화면 캡쳐) 와덴해 방문자 센터 현황

와덴해는 통합관리센터를 필두로 각 지역에 방문객 센터가 존재한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방문객 센터에서 주변 학교, 전시관, 박물관, 수족관 등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세계유산을 관리해 나간다.

유 교수는 “방문객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선 이에 대한 예산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나라에 적용했을 때 서남해안 5개 갯벌에 전시관 기능을 갖는 센터가 적어도 1개씩은 배치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갯벌 보존, 지역민 소득과 연계돼야

순천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서 벌어들이는 세수는 순천시 지자체 살림에 버금갈 정도로 크다. 하지만 이에 따른 지역민들의 소득 증가는 의문이다. 순천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고는 하는데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그다지 피부에 와 닿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학수 순천만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은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시가 나서서 순천만갯벌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마을 해설가를 양성해 주민소득과 연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지역민들의 활동영역을 보존지역에 가서 쓰레기를 줍고 잡초를 제거하는 등 단순 노동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마을 해설가를 양성해서 관광객에 따른 수익을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게 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자는 것이다.

순천만갯벌의 철저한 보존과 관리는 물론 순천만을 삶의 터전으로 삶고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경제적 활동은 향후 숙제로 남는다.

(유튜브 화면 캡쳐)
(유튜브 화면 캡쳐)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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