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나무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학명은 Kalopanax pictus이다. 속명 Kalopanax는 그리스어로 ‘아름답다’는 의미인 kalo와 인삼의 속명인 panax의 합성어로 잎이 인삼 잎을 닮았음을 나타낸다. panax의 원래 의미는 만병통치라는 의미이니 아름다운 만병통치식물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 속의 식물은 한국, 일본, 중국에 2종 2변종이 나는데 우리나라에는 음나무 1종이 자생한다.
종명 pictus는 ‘색이 있는’, ‘아름다운’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높이가 20-25m 정도로 크게 자라며 줄기와 가지에는 강한 가시가 많이 붙어 있다. 잎은 어긋나며 손바닥 모양으로 5-9갈래로 갈라지며 잎자루가 10-30cm 정도로 길다. 꽃은 7-8월에 새 가지 끝에 우산 모양의 꽃차례로 피는데 꽃대 길이는 3-5cm 정도이고 거의 흰색에 가까운 연한 황록색이다. 열매는 둥글며 9월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자생지
산지의 숲속에서 자라며 새순을 나물로 이용하고 가지를 약용으로 쓰는 유용수이므로 흔히 민가 주변에 심어 재배한다. 우리나라 외에 일본, 사할린, 중국에도 분포한다.

 

 

 

 

실용수로서의 음나무 용도
어린 순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데 맛이 아주 좋아 고급 나물로 사랑받는다. 또 가지의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해동피(海桐皮)라 하여 한약재로 이용하는데 치풍(治風), 구풍산제(驅風散劑), 치담(治痰) 등의 용도로 사용한다.
음나무의 가지를 넣어 끓여 낸 물에 삼계탕을 끓이면 맛이 좋고 중풍을 막는다고 하여 민간에서 예전부터 즐겨 이용하였다.
또한 날카로운 가시를 가지는 음나무의 가지를 잘라 대문 위에나 방문 위에 걸어 두어 액운을 막는 민간 신앙의 방편으로도 이용하였는데, 때로는 대문 앞에 심어 두어 액막이로 삼기도 하였다.

 

 

 


관상 포인트
꽃은 7-8월에 새 가지 끝에 큰 산형화서로 피는데 흰색에 가까운 연한 황록색으로 아름답다. 꽃이 귀해지는 여름철에 꽃이 피어 여름 꽃나무로 이용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고 높은 곳에서 꽃이 피므로 꽃나무로서의 가치보다는 녹음수와 실용수로서의 가치가 크다. 음나무 잎은 아주 큰데다 마치 단풍나무 잎처럼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져 아름다우며 또 잎이 울밀하여 녹음수로 아주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 벌레가 거의 생기지 않으므로 녹음수로서의 좋은 조건은 다 갖춘 셈이다. 단풍은 황갈색으로 드는데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열매는 가을에 검게 익어 꽤 매력적이지만 꽃과 마찬가지로 대개 높은 가지 끝에 달리므로 실제 관상 가치는 크지 않다. 또한 줄기와 가지에 난 가시는 오래되면 떨어지고 대신 우둘투둘한 질감을 주어 보기에 좋다.

성질과 재배
햇볕을 좋아하는 양수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토질은 크게 가리지 않으며 척박한 곳에서도 비교적 견디는 편이다.
번식은 실생과 근삽이 가능한데 대량 재배에서는 실생이 유리하다.
실생 번식법은 가을에 익은 열매를 채취한 후 종자를 발라내어 이듬해 겨울까지 노천매장하였다가 2년째 되는 이른 봄에 파종한다. 음나무 묘목은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당년에 발아하지 않고 1년이 지난 후에 발아하므로 1년을 더 저장했다가 파종하는 것이다.
육묘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식물호르몬을 이용한 발아 촉진법을 쓰기도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12-15주간 젖은 모래에 저장했다가 지베렐린(GA3) 1,000ppm 용액에 30분간 담근 후, 건져 내어 섭씨 4도의 냉장고에 파종 시기가 될 때까지 4주 내외 보관했다가 3월초에 파종한다.
이와 같은 처리를 하여 파종하면 당년에 90% 이상이 발아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파종 후 관리는 일반적인 육묘 방식을 따르며 어릴 때는 음수에 가까우므로 30% 정도 차광하여 재배하는 것이 좋다. 성장은 빠른 편이며 발아 이듬해부터는 차광하지 않고 재배한다.
근삽은 연필이나 손가락 굵기 전후의 뿌리를 캐어 10-15cm 정도의 길이로 잘라 심어 부정아가 자라게 하는 것으로 근삽의 발아율은 아주 좋은 편이며 하나의 근삽묘에서 여러 포기가 발아할 경우는 한 대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한다. 근삽을 위한 뿌리 채취는 너무 크게 자란 나무 보다는 실생이나 근삽묘 10년생 미만의 젊은 나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근삽묘의 관리도 실생묘와 같은 방식으로 하면 된다.
음나무에 피해를 크게 입히는 병해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무엇보다 잎이 아름답고 크고 또 넓어 학교원이나 공원 등의 녹음수로 아주 유용하다. 거기다 가시가 박힌 우둘투둘한 줄기가 주는 독특한 느낌도 매력이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는 새들이 아주 좋아하므로 생태공원에서의 조류 유치목으로도 좋다. 새순과 가지를 식용 및 약용으로 이용하므로 가정 정원의 실용수 겸 정원수로 훌륭하므로 꼭 심어 둘만한 좋은 나무라 할 수 있다. 거기다 액운을 막아 준다는 속설이 있는 나무니 출입문 부근에 심어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잔뿌리가 적고 뿌리가 거친 편이지만 이식에는 잘 견디는 편이며, 이식 적기는 가을에 낙엽이 진 후 부터 봄 싹트기 전이다.
 

 

 

▲ 정계준
경상대 과학교육학사
경상대 생물학석사
고려대 생물학박사
현, 경상대 생물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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