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극장’ 전시장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DMZ 극장’ 전시장 전경 ⓒ정연두 작가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비무장지대(DMZ)의 역사적‧장소적 맥락을 퍼포먼스가 결합된 다양한 이색 전시로써 DMZ의 역동적 서사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13개 전망대를 배경으로 비무장지대의 이야기를 역사와 설화, 인터뷰로 재구성한 ‘DMZ 극장’을 오는 10월 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정연두 작가와 수르야 연출가가 협업하는 ‘DMZ 극장’은 사진,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비무장지대가 지닌 분단과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맥락이나 생태적 보고(寶庫)로서 특징을 넘어선 의미와 서사의 확장을 시도하는 일종의 다원예술 프로젝트이다.

‘DMZ 극장’은 2017년부터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과 군인 인터뷰,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전망대 주변에 얽힌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오브제와 드로잉 그리고 이를 무대 삼아 진행되는 배우들의 퍼포먼스 등 44점으로 구성됐다.

특히, 7명의 배우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는 음악, 조명, 영상 등과 어우러져 전시장에 설치된 오브제와 상호작용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DMZ의 현실, 역사, 전설 등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금강산 극장 ⓒ국립현대미술관
‘DMZ 극장-금강산극장’, 정연두, 2021, C-print, 66x96 cm. 작가 소장.

13개 ‘극장’에서는 북한 황해북도 기정동 선전마을의 지붕 없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상상을 사진, 초록색 천의 오브제 및 퍼포먼스로 구성하기도 하고(▲‘오두산 통일극장’), 휴전 후 포로 교환을 했던 도라 전망대 근처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소재로 만남과 헤어짐을 내용을 담기도 한다.(▲‘도라극장’)

때로는 한국전쟁 승리의 큰 공을 세웠던 군마(軍馬) ‘레클리스’의 실화를 풀어냈으며(▲‘승전극장’), 1974년 최초로 땅굴이 발견된 상황을 사진에서 출발해 오브제 작품과 배우의 몸짓으로 형상화한다. (▲‘상승극장’)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바탕으로 날개옷을 입은 선녀처럼 분장실에서 무대로 날아오르는 배우를 위한 공간과 퍼포먼스(▲‘금강산극장’)나 DMZ에 서식하는 멧돼지, 곰, 고라니 등 야생 동물에 관한 신화가 스며든 비무장지대의 서사(▲‘고성 통일극장’)도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실에서는 13개 전망대의 이름과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퍼포먼스는 내달 1일(수)부터 10월 3일(일)까지 매주 수·토요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미술관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또한 ‘DMZ 안보 관광’의 형식을 빌려온 1인 퍼포먼스 ‘안보인 관광’이 화~일요일 11시, 오후1시, 오후3시에 각각 진행돼 DMZ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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