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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관련 단체들이 노숙농성을 벌이며 광화문 기억공간 보존 및 대안을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 4.16연대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2019년 4월 12일 광화문 광장에 조성된 시민 참여공간 ‘세월호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이하 기억 공간)이 해체 위기에 이르렀다.

서울시는 세월호 기억 공간이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존치하기로 하고 설치 운영한 가설 건축물”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연됐던 광화문 조성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기억 공간 일대 부지를 8월 초부터 공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주 방문 통보 및 철거원 배치에 이어 26일(월)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원순 전임 시장 당시인 세월호 참사 직후 희생자 추모와 진상 규명을 위해 추모공간과 분향소가 설치된 후 서울시와 4.16가족협의회, 4.16연대는 기억 공간 조성을 협의하기로 하고 임시 이전만을 허용하고 완공 후 그 위치와 운영을 협의하기로 하면서 광화문 광장의 분향소와 추모공간을 철거, 기억 공간을 조성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지난 24일(토)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의 기억 공간에 대한 일방적 철거 통보를 두고 “피해자들의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의 내용이자 국제인권법상 피해자의 권리인 기억과 추모의 권리를 실현하는 공간이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억하고 추모할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며 “서울시는 어떠한 다른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기억관을 철거하겠다는 일방적인 입장만을 밝혔고, 그마저도 적법한 계고절차가 아닌 구두 통보와 구체적인 이행기간 및 방법을 알 수 없는 공문으로 철거 강행의사를 밝혀 최소한의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시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대표 및 지원단체에서는 광화문광장 조성공사 중 이전 설치 및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 내 ‘기억 공간’ 재설치를 요구하며 이를 위한 TF 구성을 요청하고 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지상 구조물 없는 열린 광장 형태로 조성 계획된 것은 전임시장 당시 확정돼 있던 사안이며, 서울시에서 일관되게 유가족들에게 안내한 사항이다”고 기억의 공간 철거 강행 입장을 고수했다.

민변 세월호 참사 대응 TF는 지난 24일(토)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울시장에 대해 ▲기억관의 철거를 중단할 것을 권고 ▲기억관의 철거계획을 재검토하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논의해 시설의 재설치 방안 등 후속계획을 수립․집행할 것을 권고할 것을 내용으로 인권침해 진정 및 긴급구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민변은 “서울시는 피해자와 시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인권법과 헌법상 기본원칙을 위반해 피해자와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세월호 참사를 지우고자 하는 철거시도를 당장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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