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생식물원 풍경
한밭수목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생식물원 모습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한밭수목원(원장 박영철)은 미술관, 국악원, 공연장 등의 시설물과 함께 공원 안에 있는 조성된 수목원으로 문화예술시설과 어우러진 독특한 입지를 띠고 있다.

한밭수목원(이하 수목원) 조성 계기는 1993년 대전 엑스포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수목원 부지는 당시 주차장과 매표소로 이용됐던 곳으로, 행사 이후 부지 활용 차원에서 38만6000㎡ 규모의 인공수목원으로 계획됐다. 3년 간 공사를 거쳐 2005년 ‘서원’ 개원을 시작으로 둔산대공원 내에 순차적으로 조성됐다.

수목원은 이러한 지리적 특성에 따라 생태공원 개념을 포괄한 도심형 생태수목원을 지향하면서 도심 속 수목원 전략을 세웠다. 수목원 본래의 기능인 식물유전자원의 수집, 보전, 증식과 함께 다양한 서식처 유형을 도입해 자연관찰 및 학습을 제공하는 생태공원 기능을 결합해 대전 시민들의 생태학습장이자 휴식처가 됐다.

정부대전청사, 대전광역시청 등 대규모 행정기관과 주거단지, 상업시설이 밀집한 가운데 수목원은 조성 20년이 지난 지금 엑스포 과학공원부터 정부대전청사, 시청까지 녹지축을 연계하는 도심 속 수목원으로 자리 잡았다.

루드베키아가 핀 7월 초 한밭수목원
루드베키아가 핀 7월 초 한밭수목원 풍경

20년 된 ‘서원’ 생태숲 인기

생활권 건강한 나무 관리 위해

나무병원 운영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최근 수목원 방문객 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평지에 조성돼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곳 수목원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밭수목원은 조성 당시 수목원관련법을 개정하면서 도심형 수목원으로서 평지에 조성된 첫 사례다. 박영철 원장은 “외곽으로 계족산, 보문산, 계룡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했다. 서원의 경우 대전 인근 산림 생태조사를 기초로 대전지역에 적합한 생물서식공간을 조성했다. 도심 내에서 다양한 생태체험과 여가기회를 제공하고자 생태숲과 접목한 수목원으로 차별화했다. 지금은 대전 시내 최고 명소가 됐다”며,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식물과 곤충, 새들을 한곳에서 관찰할 수 있어 어린이를 비롯해 청소년, 대학생, 성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이용객들이 수목원을 방문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중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목원은 엑스포 시민광장을 중심으로 서원과 동원, 열대식물원으로 나뉜다. 대전예술의전당 북쪽에 있는 ‘서원’은 15만 6000㎡ 규모로, 식장산, 계룡산 등 대전 지역 산과 들에 서식하는 식물종 중심으로 유형별 서식처가 서로 연계되도록 생태숲으로 조성됐다. 야생화원, 무궁화원, 소나무숲, 감각정원, 습지원, 버드나무 숲 등 16개 전시원으로 구성됐는데 녹화한지 20년이 지난 지금 자연스럽게 숲길이 이어지면서 3시간 정도 산책코스로 인기다.

서원에 위치한 소나무숲
서원에 위치한 소나무숲. 울창한 숲은 시민들의 인기 산책 코스로 인기다.

조경적 요소가 강한 ‘동원’은 사계절 볼거리를 위해 암석원, 단풍나무원, 목련원, 장미원 등과 분류군에 따라 식물들을 전시한 소나무과원, 장미과원 등으로 구성해 관리하고 있다. 쓰임새에 따라 유실수원, 약용식물원, 식용식물원, 천연기념물후계목원, 특산식물원 등 총 18개의 전시원을 조성해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열대식물원’에서는 열대 및 아열대 지방 갯벌이나 하구 물속에서 뿌리를 내려 호흡하는 식물 맹그로브가 전시된 주제원을 국내 최초로 조성, 그밖에 열대우림원, 열대화목원, 야자원, 화과원, 다육식물원 등 6개의 전시원이 있어 380여 종의 열대·아열대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교육실, 표본실 나무병원, 연구실, 자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암석원
암석원

산림생명자원 확보 차원

국내외 장미속 등 식물수집 및

정원소재 발굴…산림생태관광명소 기대

수목원은 2020년 산림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 지정, 국내·외 산림생명자원의 조사, 수집, 증식, 보존 등 산림생명자원의 운영·관리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향후 5년간 국내·외 장미속 식물 수집으로 산림생명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한 정원소재 발굴 및 장미원을 확대 조성함에 따라 산림생태관광 명소로 만들고자 한다.

수목원은 5년마다 수목원진흥실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도시 자연과 시민이 행복을 누리는 수목원’과 ‘수목원 식물자원 가치증진과 특성화 기반구축’을 목표로 제4차 수목원진흥실시계획(2019~2023년)을 진행하고 있다. 수목원은 2017년부터 국내서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산림생명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식물자원의 수집 및 관리체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목표종을 수변식물로 정하고 붓꽃속, 수련과, 화본과 식물 등을 수집하고 있다.

대국민녹색서비스 차원에서 수요자 맞춤형 교육·문화 서비스를 제공, 함께 참여하는 수목원 자원봉사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수목원은 공공재로서 수목 관리 차원에서 열악한 생육환경과 생리적 불균형을 겪고 있는 생활권 주변 나무들을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대전공립나무병원을 운영 중이다. 생리적인 문제점이나 병해충은 물론 환경적인 위해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진단해 적절한 방제와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박영철 원장이 서원에 위치한 소나무숲을 안내하고 있다.
박영철 원장이 서원에 위치한 소나무숲을 안내하고 있다.

수목원과 공원 중복 지정 이용자 간

민원 상충 ‘지속적 보완은 숙제’

앞서 언급했듯 한밭수목원은 공원 시설 내 조성된 수목원이다. 이에 공원·수목원 이용자들 간 욕구의 간극도 크다. 수목원은 수목원 개방시간 이외에도 공원이용자들의 상시 개방요구에 따라 상시 개방산책로 등 접근성을 개선,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보행자 전용도로를 공사 중이다. 또한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퍼걸러 같은 미세먼지·폭염·한파 저감 시설을 설치해 기후환경에 취약한 어린이 및 노약자에게 쾌적한 휴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박 원장은 “수목원이 도심 근린형 공원과 중복 지정돼 문화시설이 많다. 공연도 쉽게 할 수 있다. 문화공간으로서 공원과 정적인 색이 짙은 수목원이 상충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사방에서 진입할 수 있어 공간적으로 개방감이 다른 수목원보다 크다. 수목원에 휴식하고 사색하러 온 시민들로서는 민원과 불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계속 보완해나갈 부분이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수목원 식물지도도 변화를 맞았다. 남부지방 대표 수종인 홍가시나무, 피라칸사스가 대전에서 월동하며 광복절 전 개화하는 무궁화도 7월 초 이미 꽃을 피웠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육환경이 변하면서 수목원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한밭수목원은 2000년 수목원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서원을 조성, 2005년 개원을 시작으로 동원, 열대식물원 등 10년만의 조성 끝에 2011년 10월 29일 공립수목원 제33호로 등록됐다.

한밭수목원에 설치된 스마트퍼걸러. 미세먼지와 매연 등 오염된 공기와 폭염·한파에 취약한 이용자의 관람 편의를 위해 마련됐다. 제품 세인환경디자인
한밭수목원에 설치된 스마트퍼걸러. 미세먼지와 매연 등 오염된 공기와 폭염·한파에 취약한 이용자의 관람 편의를 위해 마련됐다. 제품 세인환경디자인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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