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조성된 ‘어린이정원’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성남시청에 조성된 ‘어린이정원’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어린이정원 ‘모두의 정원’이 성남시청에 조성됐다.

이번 정원은 성남시가 경기도가 공모한 2021 마을정원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정원문화 체험공간으로서 ‘공공형 마을정원’ 조성사업으로 새롭게 병행 추진됐다.

공공형 마을정원은 기존 시민주도형 마을정원 만들기 사업에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더했다. 정원이 일부 ‘마을’ 단위를 넘어 지역사회 차원으로 확장하면서 어린이에게도 녹지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원이 조성된 시청청사 녹지공간은 2016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최 당시 조성된 26개 정원들이 존치돼 있는 곳으로, 광장, 음악분수, 정원 등을 갖추고 공동주택, 사업체, 육아종합지원센터, 어린이집 등이 인접해 어린이를 비롯해 학부모, 지역주민,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진출입로 9개가 사방으로 연결돼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성남시청에 조성된 ‘어린이정원’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성남시청에 조성된 ‘어린이정원’

정원이 조성된 대상지는 그동안 지속적인 유지관리에도 정원 간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박람회 이후 존치된 정원이 당초 설계 의도와 동떨어져 훼손되거나 노후한 느낌이 짙었다. 이에 성남시는 일부 전시정원을 철거하고 공공형 정원을 조성해 정원 간 연결성을 높이고, 청사에 조성된 정원 및 성남시 곳곳에 조성된 마을정원의 거점 역할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역 주민 및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성 후 지자체 주관으로 다양한 정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시민주도형 마을정원 만들기 사업을 해왔는데 마을에서만 혜택을 보는 형태였다. 성남시 내 마을정원을 네 군데 조성했는데 중심이 될 공공형 마을정원이 필요했다. 박람회를 개최했던 시청 주변 기존 일반인 정원 중 처음 의도와 다른 정원을 묶어서 정원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정원은 3000㎡ 규모로 “어린이들을 위한 정원”으로 디자인됐다. 정원 설계·시공을 자문한 김승민 정원디자이너·디자인봄 대표는 “성남시청에는 담장이 없다.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청사 내 조성된 공원을 산책하며 이용하는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많아 정원 활용도가 높다. 시청을 구경하고 산책하면서 자연을 함께 학습할 수 있는 공공형 어린이정원이다”며 ”정원박람회 때 조성된 일부 학생정원과 리빙가든을 철거하면서 공공형 정원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이 곳 정원에서는 정작 이용주체인 어린이가 소외됐었다. 청사 내 녹지공간이 넓고 안전해 주말에 청사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어린이가 머물만한 정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편식하는 아이들이 채소 등 먹을거리에 익숙해질 수 있게 밥솥과 주걱, 그리고 양쪽으로 먹을거리가 심길 틀밭을 밥상의 형상으로 디자인했다.
편식하는 아이들이 채소 등 먹을거리에 익숙해질 수 있게 밥솥과 주걱, 그리고 양쪽으로 먹을거리가 심길 틀밭을 밥상의 형상으로 디자인했다.

김 대표는 특히 “공공장소에 정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 3·4·5·6살 된 취학 전 어린이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어른들이 정원을 가꾸는 모습을 보면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정원을 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개관을 앞둔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이용하는 학부모와 어린이가 정원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울타리와 벽을 없앴다. 다만 자전거 도로와 인접한 경계에는 나지막한 담장을 쌓았다.

엄마의 밥솥을 콘셉트로 한 정원에는 편식하는 아이들이 채소 등 먹을거리에 익숙해질 수 있게 밥솥과 주걱, 그리고 양쪽으로 먹을거리가 심길 틀밭을 밥상의 형상으로 디자인했다.

밥과 반찬을 소재로 한 시설물과 함께 블루베리, 대추나무, 감나무 등 과실수까지 심어 내 집 앞마당같이 친숙하게 조성했다.

아울러 어린이들이 넓은 잔디밭에서 장난치며 뛰놀 수 있도록 가운데 공간을 비우되 물이 담긴 돌확 등 정원에서 놀이할 수 있는 다양한 첨경물들을 정원 곳곳에 놓아 흥미를 유도했다, 예컨대 대나무로 만든 울타리와 나지막한 돌은 어린이 전용 ‘아지트’로 삼기에 충분하다.

정원식물과 첨경물 조성 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정원식물과 첨경물 조성 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아이들이 정원에 있는 동안 앉아서 바라볼 수 있는 휴식용 퍼걸러. 퍼걸러가 프레임이 돼 정원은 작은 액자가 된다.
아이들이 정원에 있는 동안 앉아서 바라볼 수 있는 휴식용 퍼걸러. 퍼걸러가 프레임이 돼 정원은 작은 액자가 된다.

정원식물은 모두 숙근초로 구성했고, 무엇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정원식물 키를 식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돌멩이도 어린이들 손에 잡힐만한 크기다.

식물이 진 겨울철에도 정원식물을 살필 수 있도록 안내판도 눈에 띄게 설치했다. 이로써 정원이 먹고 수확하고, 듣고 만지고 향기를 맡는 등 오감을 통해 생동하는 자연을 배우는 장소가 됐다. 김 대표는 “이번 어린이 정원 조성을 계기로 살아있는 식물, 자연에 대한 인식이 정원에서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 유지관리 및 프로그램은 정원 관련 분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내년부터 성남가드너, 시민정원사 등 전문교육 수료자 중심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한 정원커뮤니티센터가 설치되면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어린이집, 센터이용자, 주민협의체, 학부모회 등이 계절별, 공간별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된다.

-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넓은 잔디밭을 조성했다. 정원 내 식물이나 첨경물 등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나지막이 디자인됐다.
-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넓은 잔디밭을 조성했다. 정원 내 식물이나 첨경물 등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나지막이 디자인됐다.

 

무엇보다 정원식물과 첨경물 조성 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성남시청에 조성된 ‘어린이정원’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성남시청에 조성된 ‘어린이정원’
경기도 공공형 마을정원 1호로 성남시청에 조성된 ‘어린이정원’의 식물안내판과 쉼터

[한국조경신문]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