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방향으로)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담당 활동가,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
(시계방향으로)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담당 활동가,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

[Landscape Times 승동엽 기자] “정부의 현 바이오매스 정책에 대한 개선 방향을 제안하자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라는 것이다. 산림부문 감축량이 산업, 에너지, 수송 부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감축 목표를 상향해야 한다.”

산림청이 2050 탄소중립을 위해 발표한 30억 그루 나무심기 사업은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숲은 탄소흡수 창고로 전락한 가운데 산림청이 촉발한 환원적인 탄소 논쟁에 관해 숲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25일(금) 환경운동연합은 ‘산림청 30억 그루 사업과 산림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흡수량·배출량 모두 중요”

최근 환경부와 산림청은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대한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산림 부분 탄소중립 전략에 대한 재검토하기로 했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탄소 흡수량이 높아진다는 계산법에 대한 점검과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산림청의 계산방식과 거의 유사하게 독자적으로 계산한 결과 30년 후 약 1만 톤 정도 흡수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것은 산림청의 계산과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탄소흡수를 하기 위해서 내버리지는 탄소 배출량이 3억 톤 정도라는 것이다”라며 탄소를 조금 더 흡수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중에 저장된, 흩어져 있는 탄소를 숲이 고정하는 양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나라는 2050년에 탄소를 줄이거나 탄소중립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며, 흡수량뿐만 아니라 배출량도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탄소중립, 할수록 더 불가능”

홍 교수는 진정한 탄소중립을 위한 방법으로 “탄소를 다른 에너지원, 예를 들어 태양에너지, 운동에너지 등으로 전환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벌채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말하면서 “나무뿌리가 탄소량의 30%를 차지하는데 아무리 밑둥을 잘라서 나무를 생산한다 해도 30%는 고스란히 탄소로 배출되는 것이다. 우리가 나무를 생산할 때 큰 줄기만 생산해 오고 나머지 가지라든지 잎은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면 생산하는 과정 자체에서 50% 이상의 탄소가 그 자리에서 버려진다. 이건 에너지로도 사용도 못하고 그냥 버려져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이다”라며, 탄소중립은 하면 할수록 더 불가능하고 주장했다.

“산림바이오매스, 석탄보다 CO₂ 배출 많아”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은 “바이오매스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바이오매스가 탄소중립 연료임을 강조하는데, 실상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라며 정부의 산림바이오매스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김 연구원은 현재 바이오매스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감축량 산정에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의 계산을 보면 바이오매스 에너지 활용이 ‘탄소 감축량’으로 산정돼 있다. 흡수원에 대한 과대평가와 배출원의 과소평가 문제 또한 있다”면서 산림청이 무엇을 근거로 이런 계산을 했는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바이오매스는 석탄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펠릿을 수입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발생한다며, 현 바이오매스 정책에 대한 개선 방향에 대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야 한다. 산림부문 감축량이 산업, 에너지, 수송 부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감축목표를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림벌채, 결국은 대자본의 이익으로”

최진우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대표는 산림청과 임업계에서 “사람이 살기 위해서 목재를 사용해야 한다”, “산림 자원 순환 경제가 지속 가능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산림벌채, 산림경영은 작은 나무를 태워서 화력 발전소나 대자본의 이익에 갖다 바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은 “바이오매스를 화력발전소 내에 섞어서 태우게 되면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제도 하에서 대형 발전소가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대체하면서 화력발전소는 연료만 일부분 사용해 투자도 거의 들지 않고 손쉽게 의무 이행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그런 면에서 굉장히 이득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좌담회는 최진우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대표를 좌장으로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담당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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