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의 ‘피트 아우돌프정원’ 조성 부지문제로 ‘난항’
아시아 최초의 ‘피트 아우돌프정원’ 조성 부지문제로 ‘난항’
  • 지재호 기자
  • 승인 2021.07.06
  • 호수 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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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국화밭은 핫플이라 반대
“피트 측과 대상지 변경 합의했다”
국내 에이전트, “대상지 안 보고
어떻게 결정 합의가 될 수 있나?“
9월 입국예정, 자가격리 문제난관
피트 아우돌프  ⓒ다큐영화 '다섯계절' 중
피트 아우돌프 ⓒ다큐영화 '다섯계절' 중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내에 아시아 최초로 ‘피트 아우돌프정원’이 조성 예정이지만 부지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피트 아우돌프정원은 올해 1월 울산시와 한국에이전트의 합의로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태화강국가정원 내 1만~1만2000㎡ 규모로 다큐영화 ‘다섯 계절’과 같이 4계절 내내 자연주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키로 한 것이다.

대상지는 국화밭으로 돼 있는 ‘국화원’으로 매년 가을 한 시즌을 위한 공간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방안이 추진됐다. 피트 아우돌프는 이 공간을 염두에 두고 1차 마스터플랜을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국화원은 시민들이 좋아하는 곳”이라면서 대상지를 초화원으로 변경하자고 시 관계자가 밝히면서 일이 복잡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오랫동안 국화축제도 하고 전통이 서린 곳으로 애정을 두고 있는 공간이라 곤란하다”면서 “그래서 피트 아우돌프에게 다른 장소인 초화원으로 대상지를 변경하자고 제안했고, 그것을 피트 아우돌프가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현수 에이전트는 “아니다. 받아들인 게 아니고 피트 아우돌프가 변경된 대상지를 보지도 않고 어떻게 결정을 하겠느냐”며 “울산시에서 정 원하면 바꿔줄 수 있지만 변경 대상지를 보고 결정을 하겠다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주변 여건 등을 확인도 하지 않고 무조건 대상지 변경안을 수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시 관계자는 “변경 약속을 하면서 몇 가지 요구 조건을 제시해 왔는데 그 중 하나가 지대를 1.5m 정도 높여달라고 제안을 해 왔다”며 이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재 기본적인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동영상과 위성 자료 지도, 사진 등을 다 보냈다. 대상지 변경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현수 에이전트는 “지난해 디트로이트에서 시공 단계에 들어가기 전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환경적 변화를 감안해 새롭게 설계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태화강도 변수가 있다. 홍수가 범람할 경우를 대비해 변경 대상지의 지대를 높여 달라고 한 것”이라며 대상지 변경을 확정했을 때를 감안한 조치라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의 국화원은 주변으로 대나무로 차폐가 돼 있고 지대가 초화원보다는 조금 높은 관계로 최적의 공간으로 정원 디자이너들은 꼽았다. 특히 국화는 씨를 초화원에 뿌리면 언제든 국화축제도 가능한 만큼 이러한 문제로 피트 아우돌프정원 조성에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경종 태화강국가정원친구들 수석부회장은 “국가정원이라면 일반적인 꽃밭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화가 가을에 피었을 때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한 계절이 지나면 나머지 3계절은 죽은 나무만 봐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개탄했다.

이현수 에이전트는 “공공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더욱이 피트 아우돌프는 울산 태화강 스토리에 감명을 받고 아시아 최초로 정원을 우리나라에 조성하는 것인데 그에 맞는 준비를 해 줘야 하는데”라며 “피트 아우돌프정원 조성은 큰 위미가 있고, 큰 이슈로 자리하고 있는데 울산시 관계자들이 그 깊이감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더욱이 대상지 변경 논의가 길어지는 만큼 조성되는 기간도 연장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피트 아우돌프의 네덜란드 흄멜로 정원   ⓒ다큐영화 '다섯 계절' 중
피트 아우돌프의 네덜란드 흄멜로 정원 ⓒ다큐영화 '다섯 계절' 중

 

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직접 피트 아우돌프에게 변경을 전달했고, 최근에 이현수 에이전트에게 이야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하게는 모르겠다”면서도 “장소 부분은 결정된 상태고 이에 대해 우리 실무자들이 억지로 (변경하도록) 강요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차 마스터플랜이 마친 상태에서 울산시의 말대로 대상지 변경이 확정될 경우 마스터플랜을 새로 설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오는 9월 피트 아우돌프 방안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2주간의 자가격리 문제도 있어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아지게 된다.

여기에 새로 마스터플랜을 설계할 경우 추가 설계비용과 지대를 높이는 등 약 5000여 만 원의 추가 비용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안숙 가든랩스 대표는 “재작년에 중국에서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수많은 해외 가든 디자이너들이 정원을 만들었는데 피트 아우돌프는 만들지 않았다. 중국이 돈을 많이 제시했어도 피트 아우돌프는 안 만들어줬다. 그런데 태화강 스토리만 보고 피트 아우돌프는 자신이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태화강을 선택했다는 것은 운명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고 피트 아우돌프정원을 조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전국의 수많은 정원 애호가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필 부산대 교수도 피트 아우돌프정원 유치에 대해 득실을 따지기보다 국화밭을 옮기더라도 정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대상지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피트 아우돌프정원’ 조성은 일단은 9월이 돼서야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을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울산의 자랑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 가드너와 정원 애호가들은 그의 정원을 보기 위해 울산을 찾을 것으로 보여 정원관광이라는 또 하나의 문화산업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울산시의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지재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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