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환 감독, 2021년 6월 24일 개봉, 75분, 2021년 제작, 전체 관람가
영화 ‘식물카페, 온정’ 스틸 이미지 ⓒ매치컷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식물이라는 상대적으로 고정된 생명체가 관계성을 회복하고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는 매개가 된지 오래다.

식물과 교감하며 상처를 위로하고 인생을 뒤돌아보는 영화 ‘식물카페, 온정’이 극장 상영 중이다.

사진 종군기자로 일했던 주인공 ‘현재’는 파키스탄 전쟁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로 기자직을 그만둔 후, 어린 시절 식물과의 특별한 교감을 떠올리며 ‘식물카페, 온정’을 열게 된다. 식물을 들고 카페를 찾은 손님과 소통하며 자신은 물론 타인을 치유하는 다양한 ‘식물처방’을 쓰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인생 상담소’가 됐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좌절했던 사회초년생 ‘서진’이 들고 온 산세베리아, 지인인 ‘진우’와 ‘인혁’가 갖고 온 다육식물 ‘호야케리’, 알고 지내던 후배 ‘시내’에게 전한 씨앗까지 주인공은 저마다 사연을 가진 세 명의 인물들에게 각각의 ‘식물 처방’을 내려준다.

분갈이가 필요한 산세베리아는 ‘서진’이 삶의 외피를 바꿀 새로운 출발의 시간임을, ‘현재’가 건네는 씨앗은 관두지도 다니지도 못하는 직장인 후배가 앞으로 어떤 '싹'을 틔울지 모르는 미래를, 식물에 빗댄 은유적 메시지다.

이처럼 적어도 식물 카페는 지친 청춘들의 내면을 치유하기에 최적화된 장소다. 이는 주인공에게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종군기자 당시 겪었던 주인공의 생채기 난 내면도 이들과의 소통으로 서서히 성장해 간다.

영화 내내 초록빛 식물로 뒤덮인 스크린은 그 자체로도 힐링이 된다. 동시에 영화 너머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2030 청춘들의 씁쓸한 현실도 남는다.

한편, 최창환 감독은 올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 초청상영작에 선정, 전작 ‘파도를 걷는 소년’(2019), ‘내가 사는 세상’(2018) 등 노동영화를 연출한 바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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