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된 공주 송산리고분군 29호분 ⓒ문화재청
발굴된 공주 송산리고분군 29호분 ⓒ문화재청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백제 웅진기 왕릉원으로 알려진 공주 송산리고분군에서 29호분이 확인되면서 왕릉급 고분임이 밝혀졌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공주시와 함께 지난 3월부터 송산리고분군을 발굴 조사한 결과 기존 송산리 고분과 맞먹는 규모의 왕릉급이라고 확인했다.

무령왕릉을 포함한 총 7기의 고분이 정비돼 있는 송산리고분군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사됐지만 대부분 그 수와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아 그보다 많은 고분이 있었다고만 추정돼왔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 29호분은 6호분으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확인됐다. 천장을 비롯한 상부가 모두 유실된 상태였지만 하부는 잘 남아 있었다. 현실(玄室, 시신을 안치한 방)과 연도(羨道, 고분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 묘도(墓道, 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로 이루어진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묘, 橫穴式石室墓)을 볼 수 있다. 현실의 규모는 남북 길이 340~350㎝, 동서 길이 200~260㎝로, 이는 송산리 1~4호분과 유사한 규모일 뿐 아니라 전실분(塼室墳)인 6호분보다도 큰 규모다.

무덤 구조도 무령왕릉과 송산리고분군 6호분과 같다. 현실은 깬돌(할석)을 쌓아 축조한 후 내면에 회를 칠해 정연하게 마무리했으며 바닥은 벽돌을 사선방향으로 깔았다. 바닥에는 벽돌로 축조한 관대(棺臺) 2매가 확인됐는데, 동쪽의 관대(길이 약 250㎝)가 서쪽의 관대(길이 약 170㎝)보다 큰 편이다. 현실의 입구는 벽돌을 여러 단 쌓아서 폐쇄했으며, 연도는 현실의 동쪽에 치우쳐 축조, 연도 바닥도 현실과 같이 벽돌을 깔아 시설했다. 묘도는 대부분 유실돼 약 2.7m만 남아 있는데, 묘도가 시작하는 부분에서 벽돌을 이용해 축조한 배수로가 일부 확인됐다.

29호분은 석실 구조라는 점에서 1~5호분과 같은 양식이지만, 바닥과 관대에 벽돌을 사용한 점에서 전실(塼室)인 무령왕릉과 6호분의 영향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송산리고분군 내 고분들의 축조 순서와 위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앞으로 남은 복원과 정비를 고려해 디지털로 기록했으며, 가상현실(VR) 제작을 위해 영상 촬영, 유실된 상부를 향후 복원하기 위한 3차원 입체(3D) 유형화(모델링)를 시행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는 이번 29호분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공주 송산리고분군에서 잊힌 고분들을 하나씩 찾아내 백제 왕릉원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추진 중인 ‘백제문화권 핵심유적 중장기 조사연구 계획’의 하나로 진행하는 공주 송산리고분군 첫 발굴조사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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