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조경진 공동조직위원장, 최병암 산림청장  ⓒ지재호 기자
(좌측부터) 조경진 공동조직위원장, 최병암 산림청장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그동안 냉소적 관계를 유지했던 산림청과 조경계의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산림청과 한국수목원관리원, 그리고 IFLA 한국총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18일(금) ‘2022년 세계조경가협회(이하 IFLA) 한국총회 개최 업무협약식’이 진행됐다.

이날 최병암 산림청장은 일반적인 협약식과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됐다. 협약식을 진행하면서 중간 시간을 할애해 참석한 조경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는 최 청장을 비롯해 류광수 한국수목원관리원장, 조경진 IFLA 한국총회 조직위원장(한국조경학회장), 이홍길 공동조직위원장(한국조경협회장), 노영일 공동조직위원장(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부식 본지 발행인 겸 대표이사, 김주열 산림청 도시경관과장, 장영신 산림청 정원팀장, 남수환 한국수목원관리원 정원문화사업지원실장, 안승홍 한국조경학회 정책제도부회장(한경대 교수), 최혜영 성균관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최 청장은 “협약식만 진행하지 말고 조경계를 대표하는 분들의 여러 가지 현안이나 산림정책 또는 조경정책에 대해 잠시 논의를 했으면 해서 잠시나마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이번에 도시숲법이 발효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국가지원을 통한 예산 확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좋은 여건이 열리면서 기대감도 큰 만큼 어떻게 도시숲을, 도시녹지, 조경을 해 나가야 할지 조언을 바랐다.

이홍길 위원장은 “우선 산림기술법 등의 하위법령이 조속히 통과되고, 그 다음에 설계, 시공 등 조경분야가 똑같이 경쟁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면서 조경인들의 아이디어가 좋기 때문에 공모를 통한 아이디어 구상, 도심지 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영일 위원장은 융합을 중심으로 조경과 산림 간의 관계에서 공정하게 행정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2022년 중국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 조경직종(공식명칭 : Landscape Gardening)이 참가할 수 없게 된 점을 설명하면서 다음 대회 출전을 위한 행정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2019년 러시아 카잔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출전을 제외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 산림청에서 정원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만큼 산림청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청년가드너 양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셔서 행정적 지원을 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최병암 산림청장  ⓒ지재호 기자
최병암 산림청장 ⓒ지재호 기자

 

조경진 공동조직위원장  ⓒ지재호 기자
조경진 공동조직위원장 ⓒ지재호 기자

 

 

이홍길 공동조직위원장  ⓒ지재호 기자
이홍길 공동조직위원장 ⓒ지재호 기자

 

노영일 공동조직위원장  ⓒ지재호 기자
노영일 공동조직위원장 ⓒ지재호 기자

 

이에 대해 최 청장은 “이건 처음 듣는 얘기다. 정부에서 제외시켰다는 곳이 고용노동부를 말하는 것인지”라며 반문했고, 이 위원장이 상하이 대회 출전 제외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이 위원장의 설명을 들은 최 청장은 “가드너는 제도적으로 양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국제대회 수상자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면서 “이런 대회가 있는지 몰랐다. 기능올림픽은 알고 있었지만 조경직종이 있는지 몰랐다”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조 위원장이 “기능올림픽에서 문제가 제시되면 그것을 쌓고, 나무를 심고하는 것들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잘한다. 그런데 많은 농업계 고교 학생들의 요청이 있었는데 지원을 못 해... 민간이 진행하려니까 공공이 해 줘야 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청장은 “산림청에서 지원한다면 어떤 교육이나,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가능한 편의와 같은 부분을 말하는 것”이냐면서 구체적인 방안 등을 물었다.

이에 조 위원장은 예산과 프로그램 지원, 여기에 행정적 지원을 요청했고, 이 위원장은 조경협회에서 올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원하는 민간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해 2024년 프랑스 대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음을 밝히며 공간에 대한 지원부문도 제시했다.

김부식 본지 발행인 겸 대표이사도 국제기능올림픽에 대해 지원 발언을 했다. 김 대표는 “산림청과 조경계는 상당히 소원한 관계였는데 점점 이제 가까워지게 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지난 2001년도에 서울 국제기능올림픽이 개최됐는데 이 때 조경직종부문이 처음 신설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만든 종목인데 우리가 지금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어 산림청과 조경계의 정기적인 만남의 필요성, 산림청 내 조경전공을 한 인력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김부식 본지 발행인 겸 대표이사  ⓒ지재호 기자
김부식 본지 발행인 겸 대표이사 ⓒ지재호 기자

 

(좌측부터) 김주열 과장, 장영신 정원팀장, 남수환 실장  ⓒ지재호 기자
(좌측부터) 김주열 과장, 장영신 정원팀장, 남수환 실장 ⓒ지재호 기자

 

김주열 과장은 도시숲법 관련해서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 과정에 있어 조경계에서 네 가지 정도 의견을 주었는데 법제처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반영되도록 협의를 했다”며 “반영이 된 부분도 있고 안 된 부분도 있는데, 전체적인 방향으로 볼 때 우리 나름대로는 관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영신 팀장은 이 위원장의 요청 사항 중 공간에 대해서 “전문학생들과 정원작가 분들과 공간을 구성하고 관리, 실습을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적으로 25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며 참여와 기회의 문을 열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작가들을 양성하는 것도 정책 중 한 분야이기 때문에 세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예산 확보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제안을 해 준다면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정원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도 되니 산림청과 함께했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조경분야가 기술을 가지고 있고, 협업하면 나름대로 산업적인 영역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을 소통을 통해 해 나가자”고 마무리 소견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협약식 중간에 진행된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야말로 전향적으로 산림청과 조경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시간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산림청과 조경계는 ‘소통의 부재’라는 ‘보이지 않는 벽’에 의해 소원한 관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 청장의 이번 행보를 통해 산림청과 조경계의 냉소적 관계가 서서히 풀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조경신문]

 

ⓒ지재호 기자
이홍길 공동조직위원장이 최병암 청장에게 제안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지재호 기자

 

안승홍 정책제도부회장  ⓒ지재호 기자
안승홍 정책제도부회장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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