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란 생쓰레기순환공동체 대표
이경란 생쓰레기순환공동체 대표.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양천구의 도시농업은 서울남서여성민우회가 지난 2013년부터 7년 간 서울시, 양천구 협치로 아파트단지 내 음식물 생쓰레기 퇴비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후위기 시대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로써 자원순환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주말 양천구 안양천 자연학습장에서 막을 내린 제10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재활용품으로 만든 다양한 디자인의 텃밭과 도시농부 라이프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다만,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대폭 축소된 박람회장은 예년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도시농업박람회장에서 만난 생쓰레기순환공동체 대표·서울도시농업박람회 추진위원장에게 ‘자원순환’ 키워드는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낙엽, 침출수와 섞어 자연 발효한 ‘퇴비 운동’과 맞닿아 있다. 이는 기후 위기 시대 “흙과 환경을 살리는” 도시농업의 가치이기도 하다.

여성민우회에 몸담고 있었던 1997년부터 생쓰레기 퇴비화 운동을 해온 이 대표는 아파트단지가 대부분인 목동지역에서 대량 방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염분이 없는 생쓰레기를 분리,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퇴비화하면서 음식물쓰레기 양을 70%까지 줄였다. 초창기 양천구 내 2개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한 사업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면서 12개 단지로까지 늘어나는 등 퇴비화사업에 참여하는 주민 수가 크게 늘어났다. 수거한 생쓰레기 양도 처음 130톤에서 2019년에는 450톤으로 증가, 낙엽과 섞은 최종 퇴비양은 900톤이 넘는다. 이는 고스란히 텃밭으로 돌아가면서 ‘자원순환’이 됐다.

퇴비장을 운영하면서 음식물쓰레기 분리와 자연발효 퇴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주민교육도 지속했다. 환경문제를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면서 자원순환에 동참하는 행렬도 길어졌다. 자원순환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공동체 활동이 됐다.

27일 양천구 안양천 자연학습장 일대서 개막한 제10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장
27일 양천구 안양천 자연학습장 일대서 개막한 제10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장

그러나 주민참여예산으로 신정주말농장, 양천구와의 협치로 시작했던 사업은 퇴비화활동에 직접 관여한 농장주와 시민단체의 노고에도 2019년 말 민원 및 대체부지 문제로 중단됐다. 한편으로는 퇴비화 단위가 커지면서 걸린 과부하도 걸림돌이었다.

이 대표는 자원순환의 몫은 “민간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퇴비 등 자원순환은) 자치구나 서울시, 환경부 등 행정에서 정책으로 입안될 수 있도록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경문제에 너무 안일하다. 행정은 돈 안들이면서 수월하게 표 값 되는 것만 가져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원순환으로는 ‘지렁이 분변토’ 활용이라고 강조했다. “지렁이가 생쓰레기를 잘 발효시킨다. 자원순환 프로젝트는 청년 등 일자리 연계도 가능하다. 퇴비도 무료로 나눠줄 수 있고. 흙도 살리고”

이 대표 또한 집에서 지렁이를 키우면서 분변토를 얻는다. 퇴비화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는 않지만 자원순환 가치만큼은 널리 알릴 수 있는 작은 실천이다.

이번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서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이 대표는 도시농업박람회가 도시농업을 통한 환경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며, “양천구가 생쓰레기 퇴비화 사업으로 호평 받았다. 박람회장에서 퇴비장 전시로 자원이 순환되는 과정이나 지렁이 퇴비 견학을 진행하면 좋은데 아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양천구 도시농업공동체인 생쓰레기순환공동체는 협동조합 출범 예정인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신정주말농장 공동체 텃밭에서 어린이 텃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양천구 도시농업공동체인 생쓰레기순환공동체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채광으로 발효한 퇴비화 사업으로 기후위기 시대 ‘제로 에너지의 자원순환 실천 사례를 남겼다. 현재 협동조합 출범 예정인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신정주말농장 공동체 텃밭에서 어린이 텃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양천구는 2019년 서남권 최초의 도시농업공원인 양천도시농업공을 개장, 2년 만에 텃밭면적을 170% 늘렸다. 그러나 도시농업의 양적 확장에 비해 여전히 도시농업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는 “박람회는 지역민에게 도시농업을 직접 보여주는 장소다. 도시농업에 대한 인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비용 낭비다. 도시농업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지만 흙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지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집집마다 옥상이나 베란다, 자투리 땅, 화분에서 농업활동을 하는데 데이터가 안 나온다. 도시농업 인구가 많지만 공동체 활동으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앞으로 박람회가 도시농업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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