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지음, 송기엽 사진, 진선출판사 펴냄, 413쪽, 2021년 5월 11일 출간, 값 1만6000원
이유미 지음, 송기엽 사진, 진선출판사 펴냄,
413쪽, 2021년 5월 11일 출간, 값 1만6000원

[Landscape Times 승동엽 기자] “책장을 넘기다, 문밖을 나섰을 때 매일 지나치던 길목에서 새삼 피고 지는 꽃들이 눈에 들어왔으면 합니다.”

이 책은 우리 식물을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과 꽃 사진의 불모지를 가꿔 온 고(故) 송기엽 사진작가가 전 국토를 누비며 봄부터 겨울까지 일 년 동안 만나온 이 땅의 들꽃에 대한 기록이다. 사진작가가 열정을 다해 찍은 사진과 식물학자가 마음으로 써 내려간 글을 한데 엮어 식물의 일 년 열두 달을 아름답게 소개했다.

책은 ▲1부 아름다운 풀꽃 산책, ▲2부 행복한 나무 산책 등으로 구성돼 봄꽃이 피는 3월부터 무성한 여름과 가을을 지나 추운 겨울까지 사계절을 지나며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소개한다. 더불어 식물의 모양과 향기, 생태에 관한 식물학적 지식을 살펴보고, 식물의 집안에 따라 꽃 이름을 구분하고, 꽃이 남긴 흔적인 열매를 알아가는 등 식물과 한층 가까워지는 방법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책의 1부 3월에서는 예상치 못한 순간 마주한 ‘한계령풀’에 대한 이 원장의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계령풀과의 조우를 생각하면 아직도 꿈을 꾸는 듯하다. 점봉산에서 길을 잃어 온종일 먹지도 앉지도 못했다. 한참 길을 헤매다 어느 골짜기에서 마주친 한계령풀은 그간의 모든 고생스러움을 잊게 만들었다”며 어디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골짜기에서 만난 한계령풀을 이후 다시 찾아보려 했지만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도 담겨 있다.

1부 6월에서는 이 원장이 가장 가보고 싶은 곳에 사는, 가장 보고 싶은 식물 중 하나인 ‘풍선난초’를 백두산까지 가고도 볼 수 없었던 아쉬운 마음이 담겨 있다. “보통 백두산은 관광객이 꽃이 피는 한여름에 찾기 마련인데, 풍선난초는 이보다 조금 이른 때에 꽃을 피우고 더욱이 잘 커야 손가락 하나 길이를 넘을 듯 작아서 정말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다.” 풍선난초는 꽃잎 중 아래쪽에 있는 순판이 풍선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부분이 주걱처럼 보여 ‘주걱난초’, 숟가락처럼 보여 ‘애기숙갈난초’라고도 불린다.

이 원장은 숲속의 꽃들에게 매번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를 꽃 하나하나의 모습과 빛깔, 생태가 그 어느 하나도 예측되는 것이 없고 식상한 모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이 원장이 처음 식물에 눈뜨게 됐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음속에 간직했던 식물과의 소중한 순간과 송 작가의 열정이 담긴 식물 사진들을 독자들도 함께 느꼈으면 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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