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좌측부터) 심경미 아우리연구위원/경관센터장, 김태경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 과장,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양승우 서울시립대 교수. (온라인 캡처 화면)
(무대 좌측부터) 심경미 아우리연구위원/경관센터장, 김태경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 과장,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양승우 서울시립대 교수. (온라인 캡처)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건축공간연구원(원장 박소현, 이하 AURI)과 (사)한국조경학회(학회장 조경진)은 6일(목) ‘국토경관관리의 성찰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2021년 AURI 경관포럼’을 공동주최했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번 경관포럼에서 정영선 조경설계 서안(주) 대표는 ‘우리나라 경관관리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정 대표는 “아름다운 국토에 인구가 많이 노는 것 같지 않은데 매일 집이 모자란다. 매일 산을 허물고 거기에 고층 아파트들을 짓는다”면서 “너무나 많은 하천과 강, 그리고 호수들이 그냥 없어지고 난개발되는 경우를 우리는 줄기차게 본다. 그것도 속이 차지 않아 계속 이어지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모든 일을 공무원들이 해줘야 된다. 나무를 숲에 심고, 가로수를 가꾸는 문제라든가 길에 꽃을 심는 문제 등 이런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그 외에 모든 것도 다 관에서 하고. 시민들은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는... 어떤 면에서 시민답지 않은 그런 자세를 가지고 살지 않았느냐 이런 생각을 한다”라면서 “내가 잠깐 머물고 가는 국토이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리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주민들이 마음만 합심하면 관에서 하는 것보다 더 좋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문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례들을 보면서 점차 이루어나갈 수 있는 희망의 꿈을 꾸고 있으며, 죽기 전에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좌측부터)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위재송 서경대 교수, 강동진 경성대 교수 (온라인 캡처)
(좌측부터)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위재송 서경대 교수, 강동진 경성대 교수 (온라인 캡처)

 

컨센서스(Consensus)의 필요성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소리 없는 공중전 : 도시와 자연경관’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변화하는 경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될 것은 지형이다.

사실 지형을 잃어버리고 난 다음에 경관 관리를 한다는 것은 뿌리가 없이, 기초가 없이 “경관 관리한다.”는 말하고 똑같은 그런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화된 경관에 있어 세 가지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랜드마크, 둘째 스카이라인, 셋째 통경으로 함축되는데 거의 모든 경관심의나 건축심의, 도시설계심의에 이 세 가지 이상의 용어가 없다. 결국 기승전 결론은 “내가 랜드마크다”라는 것으로 타인의 건물은 모른다는 식이다.

경관의 대상이나 조망 지점이나 조망 축이나 조망 통로 등의 기준이 되는 장소, 위치 등 이것에 대해서 컨센서스(Consensus)를 만들어야 되는데 경관법이 생긴 지 오래됐는데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용산공원에 대해서도 용산공원을 사방으로 둘러싸서 우물처럼 만드는 초고층 건축과 아파트 군 이런 것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컨센서스 마련이 중요한 만큼 전략적으로 너무 크게 가지 말고 작게라도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문화, 네거티브 아닌 포지티브로

강동진 경성대 교수는 ‘우리나라 역사경관의 보전, 그 본질적 접근’ 발제에서 문화재 행정이 너무 네가티브하기 때문에 정책 또한 그 길을 가고 있는데, 이제는 포지티브한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국토가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데 우리 도시들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점점 닮아가고 있다. 어떤 지명을 보지 않고는 현재의 도시가 어디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현실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요소는 아니지만 그것들이 서로 누적 되고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문화 경관도 여기에 포함 될 수 있다. 역사 경관을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잘 활용할 경우 역사 경관을 늘리고 지켜가는 도구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다가서기부터 보호한다’까지 이런 프로세스가 쭉 진행이 돼야 되는데 역사 경관이 고답적이고 또 문화재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 역사 경관도 그대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한 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나 쉽게 훼손돼 가고 있는 국토 전체의 역사 경관을 지키는 일에 기존의 방법대로가 아니라, 그리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정책과 제도와 생각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무시된 도시경관의 변화시점

위재송 서경대 교수의 ‘도시개발에서의 경관관리에 대한 반성과 가치 모색’ 발제에서는 도시경관의 변화시점이 사전에 정해진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인간 중심의 도시. 그다음에 지역 경관의 지역 경과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신도시 그다음에 첨단 기술이 인문과 자연과 조화될 수 있는 그런 접목되는 기술을 갖는 도시에 대해 정의했다.

위 교수는 도시 경관의 변화 시점은 보통 그전에 이미 보여 지지 않는 부분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결정되는 과정에서 서로 각기 다른 경관 변화주기를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지 못한, 또 그런 것들을 고려해야만 하는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에는 이런 부분들이 좀 미약했다고 지적했다.

자원조사에 있어 물리적 자원과 비물리적 자원 그 다음에 다양한 조사 방법들은 많이 제한이 되고 있는데, 마지막에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조사 및 분석 결과를 교육하고 그런 것들을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개발 사업에 있어 개발 계획을 수립 할 때 처음으로 진행하는 것이 용도에 대한 밀도, 그다음에 가로 체계에 대한 구상을 제일 먼저 하게 되는데 경관에 대한, 즉 지역의 특성이라든지 지역의 맥락에 대한 부분들을 조사한 그 결과물들을 우선적으로 반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두고 구상이 됐던 부분이 없지 않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좌측부터) 박소현 AURI원장,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엄정희 국토부 건축정책관 (온라인 캡처)
(좌측부터) 박소현 AURI원장,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엄정희 국토부 건축정책관 (온라인 캡처)

 

발제에 앞서 박소현 AURI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경관관리가 참 쉽지 않은 주제이고 정말 얄궂은 주제 같다. 정책연구기관인 우리로서는 이걸 어떻게 정책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다시 한 번 깊이 모색해보고자 한다”며 포럼 개최의 의미를 밝혔다.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은 환영사에서 “탄소 중립 이런 것들도 가장 중요한 아젠다이지만, 국토 경관을 잘 관리하는 것들은 상당히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며 “국토경관을 관리하는 기본적인 맥을 잘 짚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경관관리의 기본적인 철학을 우리가 견지를 하고 있는가 등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한 시기”라며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방향을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엄정희 국토부 건축정책관도 환영사를 통해 “경관이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브랜드와 국가 경쟁력을 높여주는 필수 요소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물론 개성 있고 활력 있는 공간과 도시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한층 수준 높은 경관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단순히 미적인 개선뿐 아니라 유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경제 문화 도시에도 활력을 불어넣으리라 생각된다. 이 행사가 경관정책 추진에 든든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제 후 심경미 아우리연구위원/경관센터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태경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 과장,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 양승우 서울시립대 교수,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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