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무슨무슨데이’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지난 8월 8일이 ‘무궁화데이’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2년 전 민간단체인 무궁나라가 어린이기자들과 함께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 선포식을 가져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나라꽃을 위해 기념일을 정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지만,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선택한 이유 또한 각별하다.

우선 무궁화가 전국적으로 가장 힘차게 피어있는 시기에 해당하며, 숫자 8을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 기호(∞)가 되는데 끝이 없다는 ‘무궁(無窮)’과 의미도 같다. 시기적으로는 광복절을 앞두고 있어서 나라사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때여서 이날을 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구호일 뿐 저변이 약하고 추진 동력도 없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 관련 2개 법안에서 모두 ‘무궁화의 날을 8월 8일로 정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국가는 국민의 국화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고 국화에 대한 국민의 긍지를 높이기 위하여’ 포함시켰고, 또다른 법안에서는 ‘국화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국화에 대한 애호정신과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기 위하여’ 각각 무궁화의 날을 정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나라꽃 무궁화 관련 법은 당장 시급한 민생법안이 아닌데다 특별한 이해관계자가 나서는 상황도 아니어서 뒤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도 본회의를 거치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법 제정 여부와 시기를 떠나서 국민에게 더욱 친근한 무궁화로 변신이 필요하다.

올해는 이미 지났지만, 내년부터라도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하고, 또 젊은층들이 좋아한다면 ‘무궁화데이’라고 부르면서 온 국민과 함께 기념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앞으로 무궁화는 언제나 볼 수 있고, 문화상품의 아이콘으로도 등장하며, 전국곳곳에 특화공원으로, 또 홍천군에는 메카도시가 들어서 더욱 가깝게 다가오게 될 것이다.

최근 어느 재일동포가 평생 헌신적인 노력으로 일본땅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고 해마다 무궁화축제를 열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는 한국땅에서 어떻게 ‘무궁화 정신’을 심을 것인가?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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