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산림청이 지난 3월 17일 발표한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을 살펴보면, 국민 누구나 누리는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정원치유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영국정원디자이너학회 또한 지난 4월 ‘미래의 건강: 자연의 치유회복력 탐구(Our future health: how to unlock the restorative power of nature)’라는 주제로 춘계콘퍼런스를 개최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건강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다양한 치유정원 사례를 언급했다.

콘퍼런스의 주요 내용은 정원과 식물의 ‘힐링 파워’를 다룬 세션들로 구성됐는데, 필자는 지난해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에서 연구한 정원치유 내용과 연계하여 살펴봤다.

정원선진국답게 영국은 이미 2016년 자선단체 국가 정원 정책(National Garden Scheme)의 ‘정원과 건강: 정책과 실행을 위한 제언 (Gardens and Health - Implications for Policy and Practice, The King's Fund, David Buck, 2016)’을 통해 정원과 가드닝이 신체적, 심리·정서적, 사회적, 인지적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일반의를 찾는 20% 환자가 건강질환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방문하는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의 정신건강 지원을 위하여 2023~2024년까지 적어도 90만 명이 가드닝과 같은 자연기반활동 즉 비의료적 서비스를 처방받는 일명 ‘사회적 처방 (Social Prescription)’제도 마련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영국 7개 지역의 척추외상센터에 조성한 호레이시오 정원(Horatio’s Garden). 정원과 온실에 침상과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다. 호레이시오 정원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자선단체 이름이다. ⓒ호레이시오 정원 누리집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영국 7개 지역의 척추외상센터에 조성한 호레이시오 정원(Horatio’s Garden). 정원과 온실에 침상과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다. 호레이시오 정원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자선단체 이름이다. ⓒ호레이시오 정원 누리집

영국 왕립원예협회(Royal Horticulture Society)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이달 18일(화) 오픈 예정인 브릿지워터 가든(Bridgewater Garden)에 지역사회의 웰빙을 위하여 사회적 처방 제도를 도입하고 협회 최초의 치유 정원사 (Therapeutic Gardener) 자리를 신설, 치유를 위한 가드닝 프로그램을 파일럿 프로젝트로 론칭할 예정이다.

민간차원에서는 영국 대표 건강자선단체인 드라이브(Thrive)를 예로 들었다. 신체장애, 자폐증, 치매, 당뇨, 사회적·감정적·행동 장애를 보이는 젊은이들의 삶을 정원활동을 통해 변화시키고자 1979년에 설립되었으며 런던, 버밍햄, 레딩에 위치한 정원에서 일대일, 소규모, 그룹별, 증상에 따른 맞춤형 가드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자선단체 에이지 유케이(Age UK)와 파트너십으로 치매요양원의 기존 정원을 치유정원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도 흥미롭다.

톰 스튜어트-스미스(Tom Stuart-Smith), 클리브 웨스트(Cleve West) 등 영국 유명 정원디자이너들이 설계에 참여해 더 유명해진 호레이시오 정원(Horatio’s Garden)은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가 영국 7개 지역의 척추외상센터에 조성한 정원의 이름이자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자선단체다. 정원과 온실에 침상과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을 적용한 꽤나 인상적인 사례다.

이렇게 국가, 민간 차원에서 정원이라는 장소와 가드닝이라는 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다양한 시스템과 자선단체들의 활동은 불확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큰 위로가

되어 주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래서 코로나19라는 전염병 팬데믹으로 108년 역사상 처음으로 5월에서 9월로 연기된 첼시플라워쇼가 더욱 더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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