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길 21대 한국조경협회장
이홍길 한국조경협회장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임기를 시작한지 벌써 한 분기를 지나는 이홍길 21대 한국조경협회장은 올해 조직을 대폭 쇄신하면서 조경계의 수평·수직적 소통 기반을 닦고 있다.

협회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그린뉴딜 정책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집단이자 조경산업계 심장부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올해 조직을 새롭게 꾸리면서 40대 초중반의 비교적 젊은 위원장들이 포진, 조경 세대의 전환을 예고했다.

지난 2년간 노환기 전 협회장이 마련한 기반을 이어받으면서 조경 2세대 대표 조경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이홍길 협회장은 올해 조직을 구성하면서 비교적 젊은 세대의 위원장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 협회장은 “젊어지는 협회”로써 “소통의 구심체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젊은 조경인들이 협회에 관심 가져야 조경계가 발전한다. 협회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정책에서 조경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현재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능올림픽 출전 목표 조경기능경기대회 전격 지원

협회의 올해 역점사업은 조경 기능인 양성이다. 지난 3월 조경정원박람회 기간 (사)서울문예마당(이사장 한승호)과 엠오유를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조경기능인 양성에 나섰다. 조경기능인 양성은 시공기술을 높일 수 있는 필요조건이자 조경산업의 초석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말에는 코로나19로 내년으로 연기됐지만 올해 개최 예정이었던 상하이 대회 직종에서 조경이 배제된 사태까지 벌어진 바 있다.

다행히 지난 2월 ‘제2회 조경기능 경기대회’가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공식지원사업으로 선정되면서 2021 민간기능경기대회에 조경종목이 신설되는 성과를 냈다. 협회는 조경기능인 양성을 통해 조경직종이 국제기능올림픽 직종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다. 이 협회장은 “조경관련 전공 과목이 있는 고등학교가 53개 정도 된다. 많은 수다. 그렇다보니 조경 기능인도 배출되고 조경인재가 나온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조경 전공자가 아니다. 협회에서 학교 교사나 학생들을 상대로 일 년에 몇 번이 됐든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생각이다”면서 “그동안 협회나 조경단체에서 지원이 없다보니 올림픽 경기 성적이 안 좋아 종목에서 탈락했다. 내년 조경기능대회를 서울문예마당과 함께 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홍길 회장
이홍길 회장

학교 치유정원 사회공헌사업

성원 힘입어 올해도 계속돼

협회가 2년 전부터 한마음축제 일환으로 추진했던 학교 치유정원사업은 올해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남부교육지원청 관할의 4개 학교에서 시작된 치유정원 조성사업은 협회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으로 자재부터 설계, 시공까지 협회가 100% 지원한다.

학교 외부 공간에 조성된 조경과 정원공간은 자연친화적 교육환경을 지원함은 물론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순기능이 있다. 녹지공간을 비롯해 안전문제 등 대체로 물리적으로 환경 취약 지대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치유정원 공헌사업은 조성 후 삭막한 학교가 정원으로 개선된 경관에 교사나 학생 모두 호응이 매우 높았다. 지난해에도 북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4군데 학교에 추가 조성했다.

그러나 이 협회장은 “교육부 예산이 많이 나오면 더 많은 학교에 치유정원을 만들 수 있다. 조경계의 사회적 역할도 커질 것이다”면서 민간 차원의 사회봉사를 넘어 교육부에서 학교 내 치유정원 조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정원이 지속가능하려면 교사 대상의 조경 교육도 필요하다. 이 협회장은 치유정원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관리 필요성을 전제하며 “수목이나 정원 관리가 중요한데 교사는 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 조경 전문가들인 협회 소속 회원들이 수목관리 등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면서 “조경에 대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면에서 이 사업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계속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오는 10월 한마을축제와 연계한 치유정원 사업 외에도 조경주간 기간 내 조경인들이 단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구상 중이다.

2022 광주 IFLA 한국총회 지원

올해 호남지회 결성 예고

내년이면 어느덧 조경 역사 반세기에 들어선다. 이 회장은 협회의 올해 주요 사업으로 조경학회가 주도하는 이플라 행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공원과 정원 등 외부공간의 중요성을 한층 증폭시켰다. 기후위기로 도심 내 녹지공간은 이미 필요충분조건이 됐다. 이 협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 조경의 역할이 많이 커졌다.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가 공원을 찾고 산책도 하는 그런 공간들이 모두 조경의 영역이다“면서 “이플라가 단순히 한국에서 유치하는 차원이 아닌 행사를 통해 조경을 좀 더 세계에 알리고 국내적으로는 조경의 역할을 홍보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 부산, 대구, 경북 4곳에 지회를 둔 협회는 올해 안으로 호남지회를 결성해 2022년 광주서 개최되는 이플라 한국총회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이 협회장은 “현재 지회 분과에 호남 지역 조경인을 영입해 호남지회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밖의 협회 주요 사업으로는 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이나 자재 탐방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 협회장은 “조경협회가 회원들 회비로 운영되기는 하지만 자재 업계 도움을 받는 입장이다. 설계사무소나 엔지니어링사 조경인을 선발해 공장 견학하면 설계가들에게도 도움될 것이다. 업체 제품 홍보도 되고 연차적으로 업체 탐방이나 공장견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경이 걸어온 역사를 되돌아보는 차원에서 조경협회에서 발간하는 회보지인 ‘조경사회지’를 창간호부터 영인본으로 정리하는 작업도 올해 안으로 완료할 예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축소 진행된 조경정원박람회도 내년 새로운 모습으로 관람객을 찾아가게 된다. 올해 업체 참여율이 저조했던 터라 내년 5월 개최되는 박람회는 티에프팀을 꾸려 다양한 전시와 조경 시연회 등 알찬 콘텐츠로써 조직적으로 기획할 생각이다.

이 협회장은 “조경진흥법 등 조경관련 정책이 법제화되고 있다. 조경 역사가 이제 겨우 50년이다. 많은 것을 이뤄 냈지만 그동안의 성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젊은 조경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조경학과가 산림이나 원예 관련 학과와 합병하는 등 대학에서도 조경학과 입지가 많이 줄었다. 학생 및 현업에 종사하는 젊은 조경인들이 업을 선택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학교와 산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조경신문 창간 13주년을 맞이해 “신문을 잘 보고 있다. 앞으로 조경계 현안이나 정책 제안 등 주도적으로 신문에서 다뤄주길 바란다. 그리고 실무에 있는 젊은 조경인들의 시각도 지면을 통해 펼쳐졌으면 한다. 여러 모로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수 있는 신문이 되기를 빈다. 발전을 기원하면서 13주년 창간을 축하드린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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