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이 붐을 타고 있다.
16개 광역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신도시 개발로 인해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구도심의 활성화와 지방의 특색에 맞는 도시 개발을 목표로 공공디자인을 공모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과 구상을 앞 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정부의 도시 디자인 정책과 흐름을 같이 한다.
새정부는 인수위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디자인코리아’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한 국토환경 디자인 정착’으로 명칭을 바꿔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지난해에는 오래된 도시경관을 제 정비하기 위한 경관법이 제정돼 도시 디자인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25일 서울, 경기, 전주 등 광역 및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도시 공공시설물 디자인은 물론 문화재 시설물도 디자인 공모를 통해 경관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공모=전북 전주시는 지난 21일 시내 주요 도로변에 설치돼 있는 경계석(볼라드)과 맨홀뚜껑, 벤치, 버스 안내 표지판, 나무 보호판 등 5종류의 공공시설물을 전통의 도시 이미지에 맞게 정비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들 시설물의 표준디자인을 마련하기 위해 현상 설계 공모에 착수했다.
응모자격은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등록한 업체나 건축사 사무소를 개설한 후 관련부처에 신고한 업체, 산학협력을 맺은 교수 및 전문가 등이며, 희망자는 내달 14일 응모신청한 후 6월16일 설계작품을 접수하면 된다.

▲나주시 가로시설물 디자인 공모= 전남 나주시는 ‘전국 문화관광 디자인 대전’을 통해 도심 속 가로시설물을 비롯한 나주의 대표 관광기념품에 대한 디자인을 모집한다고 최근 밝혔다. 나주시는 가로시설물과 귀금속 상품디자인, 산업 디자인 등 모두 3개 부문에 걸쳐 공모를 내걸었으며, 작품 접수는 내달 7일까지다.

▲공장도시 울산, 도시디자인 담당 설치 =국내 최대 공단을 보유한 울산시는 최근 도시디자인담당(계)을 설치하고 경관조례 제정과 경관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울산시는 태화강 마스터플랜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태화강 경관디자인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업 발굴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는 시가지 전체를 거리디자인, 공공디자인, 태화강디자인, 광고물디자인, 건축디자인, 상징색채 디자인 등으로 나눠 경관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울산학(學) 개념을 도입해 처용이나 고래 등 지역의 역사적 특징이나 상징을 반영하면서 디자인 시범거리를 만들고 각 건축물과 도로, 가로등, 녹지 등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며 민관의 경관협정을 통해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벤치 공모전= 서울시는 친환경적이면서 도시인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벤치 및 의자 디자인 시민 공모전’을 연다.
이번 공모전은 도시내 다양한 공간에 설치 가능한 것이나, IT, 미디어, 음악, 태양광, 이동성 등을 고려한 미래형 벤치와 의자도 포함된다.
외국인을 포함,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다음달 8일부터 13일까지 응모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시민참여형 디자인 공모전은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실천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공공디자인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 공모전으로 진행되는 만큼 국내외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디자인 도시 서울의 경쟁을 강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제2회 공공디자인 공모전= 서울에 이어 경기도 역시 벤치 공모전을 개최한다. 경기도는 ‘디자인이 있는 거리’라는 주제로 제2회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도시공간에서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와 벤치에 대한 디자인을 모집한다.
공모에는 누구나 참여가능하며, 오는 6월18일부터 20일까지 작품을 접수하면 된다.

▲자칫 예산낭비 될 수도= 그러나 잇따른 공공디자인 공모전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도시디자인으로 성공한 도시가 없는 상태에서 자치 예산낭비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 디자인사무실 관계자는 “자치단체들이 일종의 붐에 편승해 따라하기 식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여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며 “도시 디자인 붐이 국내 디자인 발전은 물론 도시 경관정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진사례 등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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