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준 지음, 176쪽, 도서출판 한숲 펴냄, 2021년 2월 26일 발행, 값 1만8000원
이명준 지음, 176쪽, 도서출판 한숲 펴냄, 2021년 2월 26일 발행, 값 1만8000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이 책은 저자의 ‘조경 디자인과 교육’에 대한 애증의 시선과 몇 가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현실 공간을 디자인하는 조경에서 왜 시각 이미지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드로잉 유형과 특성은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변화해 온 것일까? 패널에 가득한 풍경 사진처럼 만들어진 컴퓨터 그래픽은 무슨 기능을 하고 있는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조경 드로잉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런 질문에 답해보고자 저자는 먼저 과거로 돌아갔다. 조경 드로잉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궤적을 좇으면서 오늘날의 조경 드로잉이 어디서 왔는지를 추적했다. 그리고 지금의 조경 드로잉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바람직한 미래를 그려봤다. 두 개의 파트에 각각 여섯 편의 글이 담겨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 20세기 초중반까지의 손 드로잉을 주로 다룬다면, 두 번째 파트는 대체로 컴퓨터가 출현한 이후의 조경 드로잉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는 첫 번째 파트에서 조경 드로잉의 주요 기능과 역할을 ‘과학적 도구성’과 ‘예술적 상상성’으로 설명하고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조경의 주요 역사를 조망하면서 두 특성이 드로잉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검토했다. 두 번째 파트에서 저자는 손에서 컴퓨터로 드로잉 매체가 변화하는 20세기 후반의 지도 중첩, 콜라주, 모형 만들기와 같은 드로잉 기법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자주 이용하는 조경 드로잉과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근래에 유행하는 사실적인 디지털 조경 그래픽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포토-페이크(photo-fake)’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 책은 시대의 변화에 조경 드로잉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저자의 초대장이자 역사서이며 비평서이다. 경관을 ‘그리는’ 드로잉에 대한 것이자 조경의 어제와 오늘을 드로잉을 통해 ‘그려보는’ 색다른 시도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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