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탄소제로사회로 가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만나고 건물을 녹화하는 등 전 방위적으로 조경에 대한 시대적 요청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조경이 리더십을 갖고 선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2022년 광주 세계조경가협회 한국총회 개최로 우리나라 조경 50년을 되돌아보고 세계에 알리는 지렛대 역할을 하겠다.”

올해 25대 학회장으로 임기 시작한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이 내년 광주서 개최되는 세계조경가협회(IFLA) 한국총회를 앞두고 조경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플라 한국총회 “도약의 기회”

“탄소제로 사회 ‘조경계’ 리더십 발휘할 때”

2022년 30년 만에 광주서 다시 개최되는 세계조경가협회(이하 이플라) 한국총회 주제는 ‘RE:PUBLIC’으로, ‘조경의 공공성’에 방점을 뒀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환경변화 가운데 ‘조경의 공공성’을 부각, 조경의 리더십을 재요청한다는 의미에서 소환된 주제다. 이플라 한국총회는 단순히 국제회의에서 끝나지 않고 행사와 연계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산림청, 문화체육부, 문화재청 등 관련 정부 부처 및 지자체 협력 아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색 도시로서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내년은 학회창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는 한국조경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 한다. 조 학회장은 50년의 시간을 관통한 한국조경의 역사에 주목하면서 이플라 총회를 “한국조경이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녹색사회로의 전환 국면에 조경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한국의 현대조경과 전통조경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도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내년이면 코로나19가 잠잠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흥행을 기대했다.

이플라 한국총회가 열리는 광주는 문화·조경적 자원이 많은 곳이다. 특히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내년 이플라 한국총회는 특별하다. 조 학회장은 “광주시가 그린도시로 가는 협력사업을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싱가포르는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이플라 대회를 치렀다. 광주도 예술정원 만드는 프로젝트로 예술정원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광주와 소통 중이다”며 “관련부처들이 자체 내에서 갖고 있는 사업들을 이플라 행사와 연계해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전통조경학회와 협력해 K-가든에 대한 국영문 안내책자 출간 및 전통경관 답사 등을 추진한다.

"뉴미디어 환경에 맞춘 ‘조경 알리기’에 매진

감염병과 기후위기가 쏘아올린 인류의 숙제는 탄소제로 정책, 재해예방, 건강, 그린인프라, 그린뉴딜 등의 현안으로 돌아왔다. 이는 조경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분야다. 그만큼 조경이 국민의 삶과도 직결돼 있다는 말이다. 한국조경학회는 이를 절감하고 대국민 차원에서 조경의 역할을 알리기 위한 밑그림도 어느 정도 완성한 상태다.

학회는 내년 이플라 총회를 겸해 한국조경 50년 기념 관련 국영문책자 출간과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전시는 한국조경협회와 조경설계업협의회와 함께 한국 현대조경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국제학생공모전 전시도 함께 진행한다. 120년 공원의 역사를 정리하는 전시회 기획도 구상 중이다.

올해 학회는 활동 중인 젊은 조경인은 물론 미래의 조경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 낮추기’에도 분주하다. 매월 개최하는 웨비나 등 기후위기를 주요 키워드로 조경이 어떻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나가는지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조경 실무자들에 다양한 기술 정보와 연구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는 올해 젊은 조경인 중심으로 뉴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다양한 SNS 활동과 동영상 제작으로 소통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연장선에서 조경을 보다 널리 알기기 위해 웹사이트 개편도 진행 중이다.

한국조경학회는 조경 분야 핵심 학술연구단체이자 미래 인재 양성의 구심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경학과 졸업 후 학생들의 조경계 이탈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사진 지재호 기자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 사진 지재호 기자

이에 조 학회장은 “사실 학계, 교육계가 분발해야한다. 조경의 성취를, 조경이 시대문제를 앞서나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관련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알리지 못했다. 설계사무소에서 벌어지는 일 등 기존 조경가들이 하는 일이나 좋은 작품을 알리는 활동 통해 미래세대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들에게 학회의 공간을 열어주려고 한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박사 세션을 처음 신설했다. 조경을 알리는 일들은 계속될 것이다”고 희망을 비쳤다.

조경학 사전 집필 등 내부 역량 재정비

조 학회장은 “‘탄소제로’는 엄청난 변화다. 탄소제로 사회로 가기 위해 도로 다이어트, 걷는 도시로의 변환, 자전거 타기, 쓰레기 절감 등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가 공원과 숲이다. 공공공간도 얼마든지 녹지로 변할 수 있다”며 “기후위기나 팬데믹, 경제위기 모두 관련된 얘기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조경이 할 일이다. 리더십을 놓치지 말고 치고 나갈 때다”면서 이를 위해 학회의 내부역량 차원에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학회에서는 김한배 서울시립대 교수를 중심으로 ‘조경학 사전’을 추진하고 있다. 조 학회장은 “조경학 사전을 만드는 것이 왜 중요하냐면 산림청 입법할 때도 그렇고 조경·복원·정원·도시숲이 무엇인지 개념적인 혼란 때문에 여러 논쟁이 있었다. 법 제정 시 어려움이 있다. 외국에는 조경 관련 사전이 있다. (조경학 사전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념 정립하는 일로 기초적인 사업이다. 내년에 출간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한, 조경계획론과 조경설계론도 개정 준비 중이다.

미래 한국조경 50년은 지난 50년과는 격차 클 것

조경의 역할과 공공성 강조 ‘매니페스토’ 선언 준비 

조 학회장은 조경학회장 후보 당시 공약사항으로 내건 ‘한국조경 미래 50년을 위한 비전플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으로 50년은 지금까지의 50년과 다를 것이다. 1972년 이후 지금까지 국토개발 하는 데 조경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자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면서 앞으로 조경의 역할은 기후위기와 관련된 일이 될 거다. 내년 학회 50주년 행사 통해 조경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매니페스토나 플랜을 발표할 것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학회에서 조경을 알리기 위한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의 참여 바란다. 그리고 이플라 한국총회도 관심을 갖고 성원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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