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석 지움, 한숲 펴냄, 360쪽, 2021년 1월 29일 발행, 값 2만8000원
이상석 지움, 한숲 펴냄, 360쪽, 2021년 1월 29일 발행, 값 2만8000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홀로코스트(Holocaust)’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아돌프 히틀러가 이끈 나치당과 협력자에 의해 독일제국과 독일군 점령지 전반에 걸쳐 유대인, 소련군 전쟁포로, 폴란드인, 장애인, 집시, 프리메이슨 회원, 슬로베니아인, 동성애자, 여호와의증인 등 민간인과 전쟁포로를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저자는 기억의 장소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는 어둡고 아픈 기억과 흑백의 장면이 갖는 비극성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인간의 다짐과 의지도 엿보이기에 ‘흑’도 ‘백’도 아닌 ‘무채색 공간’이라 할 수 있다며, 책의 제목을 <무채색 공간,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라고 지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나치 시대에 홀로코스트에서 저질러진 인간성 상실의 역사와 많은 희생자들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가 무겁게 느끼는 감정적 두려움을 ‘검은색’으로, 무고한 희생자들의 순수함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숭고한 노력,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를 ‘흰색’으로 상정하고, ‘무채색 공간’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수천 곳에 달하는 유럽의 홀로코스트 유적과 150곳이 넘는 집단수용소 메모리얼 가운데, 저자는 유대인의 강제 격리 거주지역인 게토(ghetto) 4곳과 독일, 폴란드, 체코, 크로아티아 및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산재한 17곳의 수용소 메모리얼을 택해, 수차례에 걸친 답사를 통해 수집한 희귀자료와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이 기억의 장소들이 품고 있는 역사적 이야기와 기념공간으로서의 경관적 의미를 풀어냈다.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장소 및 기념 공간 중 상당수는 나치에 의해 의도적으로 파괴되었거나 정치·사회적 영향을 받아 변해왔는데, 저자는 시종일관 경관을 다루는 ‘조경가’의 관점에서 홀로코스트의 장소적 의미를 살펴보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비극적 사건을 기억하려는 메모리얼을 통한 성찰(省察)을 강조한다.

이상석 저자는 순천대 조경학과 교수, 미국 UC버클리 교환교수, (사)한국조경학회장,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시립대에서 경관조형설계, 조경상세설계 및 적산, 조경재료 및 시공, 조경구조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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