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조경감리의 지위가 매우 위태롭다. 내가 굶어 죽으면 조경감리는 다 죽는다”
“지금은 조경감리의 지위가 매우 위태롭다. 내가 굶어 죽으면 조경감리는 다 죽는다”
  • 지재호 기자
  • 승인 2021.02.17
  • 호수 6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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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재호 한국조경협회 감리분과위원장
유재호 한국조경협회 감리분과위원장  ⓒ지재호 기자
유재호 한국조경협회 감리분과위원장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2019년도 주택법에 의한 조경감리 발주는 총 287건으로 총 공사비는 41조원에 이르고 감리비는 8160억 여원 규모를 보였다. 이중 300세대 이하는 70건, 300~500세대 이하는 56건, 501세대~1000세대 이하 99건, 1001세대~1500세대 이하 32건, 1501세대 이상은 30건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조경감리자 배치 건수는 얼마나 되는 지 확인해 봤다. 먼저 301세대~500세대 발주는 56건이지만 16건에 불과했으며, 501세대~1000세대는 99건임에도 28건만 조경감리자가 배치됐다. 더 기가 막힌건 1501세대 이상이 30건에 달했지만 조경감리자 배치가 된 것은 7건에 불과했다.

「주택건설공사 감리자지정기준 개정안」 부표 제2호 가목 ‘적격여부 항목’ 중 감리원 배치계획에서 ‘1500세대 이상인 경우 조경공사기간 동안 조경분야 자격을 가진 감리원을 배치해야 하며, 해당공사 착수 시 배치계획서에 명시된 등급의 동등이상에 해당하는 조경분야 감리원을 배치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이를 지키는 않는 등 사실상 법을 무력화 시키는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020년도 조경감리 발주 또한 총 346건 중 조경감리 배치건은 60건으로 전체 17.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9년 22.30%보다 현저하게 낮아졌다.

1501세대 이상 조경공사의 경우 27건이지만 조경감리자 배치는 4건으로 사실상 토목감리가 2019년과 2020년에도 시장을 잠식하는 어이없는 일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하자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지사가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입구에서 1인 피켓시위 중인 유재호 한국조경협회 감리분과위원장   ⓒ지재호 기자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입구에서 1인 피켓시위 중인 유재호 한국조경협회 감리분과위원장 ⓒ지재호 기자

 

1인 시위라도 나섰다

유재호 (사)한국조경협회 감리분과위원장은 지난 9일(화)과 16일(화)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그가 1인 시위에 나선 것은 국토부와 대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귀를 막고 관례나 토목 관련 단체들에 의한 반발 때문에 국토부가 법은커녕 대화조차 부담스럽거나 귀찮아 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조경계 내부에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재호 위원장은 “감리쪽은 규합이 힘들다. 업무자체도 개인적이고 지방출장을 전국단위로 가기 때문이다. 조경감리분야 커뮤니티 포털이 다음카페에 유일하게 만들어져 있어 서명운동 도움도 받기도 했지만 요즘은 지지세력도 부족해 1인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예전과 달리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 2009년도에 처음 감리를 시작했을 때 회사에서 교육도 시켜주고 교육기간에 월급도 100% 지급했다. 지금은 조경감리의 지위가 매우 위태롭다. 나는 기술사 자격을 가지고 있어서 짤리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고용상태가 매우 불안정하다. 조경계에서 내가 굶어 죽으면 다 굶어 죽는다고 보면 된다. 재택근무로 전환되면서 월급을 60%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요즘 너무 힘들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 그나마 1% 희망이라도 있다면 잡고 싶은 심정이 크다. 지난해 기대감을 갖게하는 일도 있었다.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이 국토부에 ‘감리자 지정기준 개정’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300세대 미만의 감리원 수를 조경 1명과 토목 1명, 설비 1명 총 3명을 두도록 요구하면서 사실상 세대와 상관없이 조경감리자를 배치토록 한 것이다.

“솔직히 지난해 주변에서도 그렇고 학회나 지원센터 등도 희망을 가져보자고 해서 나름대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히려 토목감리가 조경감리의 위치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현실만 자각하게 했다.”

낙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아마도 낙담은 감성적 단어일거다. 현실은 이제 죽고 살고의 문제로까지 치닫고 있고 위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유 위원장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지재호 기자
유재호 감리분과위원장 ⓒ지재호 기자

 

9개월간의 재택근무

조경감리의 불안한 현실은 조경산업의 근간도 흔들기에 충분하다. 코로나19는 사회는 물론 산업 전반에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경제 산업에 많은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건설경기는 정부의 생활SOC 사업 중점 지원덕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그덕에 조경산업도 리스크가 크지 않는 범위에서 평균과 그 이상을 넘나드는 상황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중 조경감리는 ‘빈’에 들어서 있다. 아무리 핫 키워드가 조경이 아름다운 아파트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조경감리분야는 남의 집 꿀 떨어지는 소리가 반가울리 없다.

“현장에 가면 조경감리자를 거의 볼 수가 없다. 대부분이 토목감리자가 조경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발주물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것이다. 평균 450건 하던 발주물량이 350건으로 줄었고 조경감리 공고는 60건 정도에 불과하다. 400명 정도의 조경감리자들 중 300명이 집에서 쉬고 100명 정도만 일하는 상황이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재택근무를 9개월째 하는 분도 있다.”

그렇다면 실정이 이런데도 앞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루트가 없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카페에 소통창구가 존재하고 있고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려 하지 않기에 답답한 마음에 직접 나서게 됐다. 내가 직접 나와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국토부 공무원들 뿐 만 아니라 우리 조경계에 자극을 주고 싶어서다.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결될 문제인데...”

유 위원장은 결국 힘내라 댓글은 달아도 내 입장이 나설 수 없기에 응원정도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것만 확인했다. 그렇다고 희망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이틀 동안 1인 시위를 했지만 앞으로 내 뒤를 이어 누군가가 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크다. 누가 나설지는 솔직히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나비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이 크다.”

유 위원장의 기대가 실망이나 절망으로 바뀌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

 

“그 사람은 애 많이 썼다.”

유 위원장이 실무 현장에서 떠나게 될 때 바라는 마음이 한 가지 있다고 한다. 그것은 그에 대한 평가다.

“개인적인 욕심으론 나중에 실무에서 물러나면 후배들에게 그래도 그사람은 애 많이 썼다. 이런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

누가 이 사람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아무도 나서서 하지 않는 일을 해 나가는 것도 최소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선배이고 싶은 게 소망과도 같다. 참으로 소박한 바람이 아닐 수 없다.

유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누가 이사람을 이렇게 도전적이고 거칠게 만들었나?”라는 생각에 물음표들만 남았다.

유순하고 분명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까지 따뜻한 사람인데 따갑도록 추운 날 피켓을 들게 만든 문제적 불가사의는 무엇이었나.

최근 들어 많은 조경1세대들은 말한다. 황금시대를 지나면서 많은 부를 축적해 나갈 수 있었지만 결국 제도를 마련하고 후배들의 먹거리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업계는 지금 무너지기 직전이다. 사장님들도 각성해야 한다. 인력이 많이 없다보니 예전처럼 월급도 박봉으로 못준다. 2,3년 일하고 경력 쌓으면 이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예전에 호황기 때 사장님들이 제대로 직원들 키우고 내실을 다졌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다.”

역시나 직설적 표현을 피하지 않는 유 위원장의 뼈 있는 한 마디는 현 조경계가 안고 있던 아킬레스를 제대로 건드려 준다.

앞으로도 불합리한 조경감리 제도 개선을 위해 유 위원장은 1인 시위를 넘어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 계획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본 기자에게 전달한 마지막 메시지는 조경산업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해 줬다.

“미디어도 죽으면 안된다. 기자님도 힘드시겠지만 살아남아야 한다.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계속 해주시길 바란다.”

[한국조경신문]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지재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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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규 2021-02-19 06:29:09
유재호 위원장님~정말 수고 많이 하십니다.
많은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지재호 기자님~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