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용산공원 이름이 ‘용산공원‘으로 확정됐다.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라고 할지 몰라도 그렇게 됐다. 지난 1월 16일 국토부와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합동 보도자료로 발표된 내용으로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에 조성하는 국가공원 용산공원의 정식이름이 용산공원으로 확정된 것이다.

코메디 같지도 않은 이런 일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에서 2개월간의 공모전을 거쳐서 정해진 것인데 ‘용산공원은 새 이름은 용산공원이다.’는 결론이다.

용산공원 자리는 1882년 임오군란을 계기로 청나라 군대가 용산에 주둔한 이래 일본군, 북한군, 미군이 차례로 주둔하다가 이제 다시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회복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차지하던 미군이 평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반환받게 된 용산공원 부지는 공원조성을 위한 여정도 그간의 굴곡진 역사만큼 파란만장하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 논의가 시작된 1991년 당시 수립했던 시민공원 조성계획은 여러 차례 재조정과정을 거치다가 2003년에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자연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공원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용산기지 공원화 구상을 바탕으로 2006년에 정부가 발표한 용산기지 공원화계획대로라면 2015년 1월에는 1단계 용산공원이 개장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계획만으로 끝났다.

2009년에는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는데 무려 127팀이 작품을 접수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으나 당선작을 못 내고 이것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후 용산공원 조성은 지지부진을 거듭하다가 2012년 용산공원설계 국제공모전을 지명공모 형식으로 진행하여 당선작이 발표됐다. 이 당시 용산공원조성 계획은 3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2017~2019)에서는 이태원에서 연결되는 세계문화공원과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일제강점기 건물이 밀집한 문화유산공원을 연계해서 재정비하기로 했고 2단계(2020~2023)는 1단계 부분의 공원을 개방하고 공원의 중심인 산과 호수의 공사를 시작하고 나머지 단위공원도 개발하기로 했다. 3단계(2024~2027)는 용산공원의 대부분이 오픈도 하고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를 연결하는 이태원로를 지하화해서 공원이 연결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보다시피 아직 탁상공론으로만 남아 있다.

용산공원과 관련하여 조직도 많았다. 용산구청은 ‘용산공원조성협력단’을 발족해서 용산공원의 온전한 조성을 이끌어낸다는 목적을 표방했고 용산공원 국민참여단도 발대식을 했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가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의 개정으로 위원회가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위상이 격상돼 2019년 12월 출범을 했다. 이후 3회에 걸쳐 진행된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는 용산공원 면적의 확장과 용산공원 명칭의 확정(?)의 성과를 냈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의 차후 계획은 2022년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7년에 공원을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과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용산공원의 개장 전망은 여태까지 지내온 구태를 벗어나지 못 할 것 같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의 사회적 명성이나 능력을 논하기 이전에 공원이나 조경과는 무관한 인물이며 나머지 위원 대부분이 공원조성과는 거리가 있다.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비롯해서 많은 대형 공원들이 조경가의 진두지휘로 조성이 되었는데 대한민국은 조경전문가가 아닌 사회적 명망만을 가진 인사들이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대부분 조경을 모르는 위원에게서 어찌 공원조성의 깊이와 장기적 안목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용산공원의 표류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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