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정부가 2050년 목표로 탄소중립을 발표한 가운데 포스트 팬데믹과 기후위기 등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정원도시’ 담론으로써 앞으로의 도시개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원도시포럼(위원장 조경진)이 정원도시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주도하고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논의한 결과물을 공유하는 ‘2021 정원도시포럼 콘퍼런스’를 지난 18일(월)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국내의 경우 순천시가 지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국가로부터 순천만국가정원을 지정받아 국내 최초로 정원도시를 표방하고 있으며 제2호 국가정원을 보유한 울산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밖에 전주, 담양 등 많은 지자체들이 ‘정원도시’를 주창하고 있다. 최근 포용도시, 탄소제로 등 정부정책에 따라 도시에 스마트 개념이 도입되면서 ‘정원도시’ 또한 새로운 도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의 싱가포르, 중국 등지에서도 정원도시를 도시의 비전으로 설정하면서 도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조경진 정원도시포럼 위원장(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콘퍼런스 기조발제를 통해 “기후위기시대 그린으로의 전환은 인류공동 과제다. 인프라와 라이프스타일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다. 그린뉴딜을 통해 산업구조나 재생에너지 전환도 요구받고 있다. 정원에는 개인정원이 아니라 동네 공터, 옥상정원, 텃밭 등 포괄적인 의미에서 공유개념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정원도시라 할 때 정원이 가진 풍부한 의미를 도시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며 “정원도시의 특징을 보면, 이상적 환경을 상징적 이미지로 채택하고 잘 구축된 그린 인프라와 관광, 복지가 실현되고 시민 주축의 삶의 방식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의 지역적 여건, 현실적 실현가능성을 고려하고 2050 탄소중립 등 시대정신을 반영해 도시전체가 생태미학적 정원이 되는 정신을 구현하는 정원도시 선언을 공포한다”고 정원도시의 당위를 설명했다.

조경진 정원도시포럼 위원장
조경진 정원도시포럼 위원장

김인호 신구대 교수는 정원도시가 소환되는 배경으로 ▲산업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공간복지에 대한 불평등을 해소하는 포용도시 ▲소유권과 향유권이 공존하는 공유경제 ▲생태순환 경제-신재생에너지 생태생활 ▲자족성, 다양성이 연결되는 회복탄력성 ▲지역고유성을 지역특성화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을 꼽았다.

문화도시로서 정원도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은실 추계예술대 교수는 포스트코로나 이후 뉴노멀시대 “정원문화도시란 생명존중과 자연성 회복의 시대가치를 반영한 포용사회, 생태문화환경, 스마트한 가치경제를 지향하는 인간중심도시”라 말했다.

이제승 서울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 정원도시를 위해 “생태산업 기반 구축을 통한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본적인 산업인프라인 교통과 산업단지,주거단지 포함한 도시 인프라가 만들어져야하고 스마트산업환경스마트 기술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면 새로운 대안으로서 스마트 정원도시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스마트도시나 정원도시는 중요하다면서도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계획단계부터 면밀하게 친환경에너지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현재 환경부와 지자체의 그린뉴딜 사업을 언급하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서 산업생태계 혁신이 필요하다. 도시 단위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려면 시뮬레이션 통한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솔라시도’의 경우 미리 인프라를 계획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안이영노 안녕소사이어티 대표는 순천시 등 실제 정원도시의 조성과정과 정원도시의 적용가능성에 대해, 이유미 국립 세종수목원 원장은 ‘숲과 정원도시’를 주제로 정원이 소비가 아닌 재생의 공간임을 강조하며 광릉숲길 등 도시와 숲을 접목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지윤 숨 아카데미 앤 프로젝트 대표는 정원도시의 경관으로서 공공미술의 역할을 소개하며 공공미술과 함께 정원도시 또한 조성 후 유지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현재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이 해남에서 개발 중인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기본구상과 태양광발전소에 조성한 ‘태양의 정원’ 등 정원도시 사례도 발표됐다.

끝으로, 조 위원장은 “정원도시의 명확한 개념과 실체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변모·진화해갈 것이다. ‘솔라시도’를 정원도시의 레퍼런스로 지켜보고 관심가질 것이다. 정원도시는 ‘솔라시도’를 넘어 기존 도시를 정원도시로 만들고자 공공뿐 아니라 민간과도 협력할 예정이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콘퍼런스와 함께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이 정원도시가 갖는 배경과 가치를 알리고 담론을 형성하고자 정원의 관점으로 본 도시 전략을 담아 정원도시선언을 선포했다. 선언내용은 다음과 같다.

▲땅의 질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경관계획을 수립한다. ▲그린블루 인프라를 통해 휴먼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재생에너지와 그린 모빌리티와 같은 스마트 그린 인프라를 구축한다 ▲지역과 상생하고 사람과 지역을 잇는 토대를 만든다 ▲새로운 녹색일자리를 창출하고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한다 ▲도시의 자원과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 있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한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창작하고 향유한다 ▲걷기를 즐기고 건강한 야외활동을 일상화한다 ▲주거환경을 직접 가꾸며 돌봄의 가치를 공유한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풍부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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