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정원도시’라 불리는 섬나라 싱가포르에서 ‘식용정원(Edible Garden)’으로서 ‘식품경관(Foodscape)’을 설계하는 도시농업운동이 일고 있다.

도시농부이자 사회운동가인 비혼 로 에더블 가든 시티 대표가 기후농부를 주제로 27일(금) 열린 서울도시농업국제콘퍼런스에서 식량수입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싱가포르에서 탈세계화의 식량주권 회복, 토착식물 재배를 목표로 한 ‘식용정원’ 활동을 소개했다.

로 대표는 2012년부터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에더블 가든 시티’를 운영, 8년 간 학교, 식당, 호텔, 사무실, 공공건물 등 도심 속 콘크리트에서 250개 이상의 식용정원을 설계하고 시공, 나아가 생산과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수급 불안정 등 글로벌 식량생산시스템의 취약함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에 로 대표는 1960년대 초 리콴유 독재정권 당시 시작된 도시녹화의 산물 “‘정원도시’라는 도시국가의 심미적 통제”에서 벗어나 ‘식용정원’ 형태의 농업식품경관을 제안했다.

로 대표는 “나를 포함해 싱가포르 사람들은 정원도시를 당연시했다. 권위주의 정치체제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자연환경에 관여했는지 그대로 보여줬다. 싱가포르가 농업에서 벗어나면서 식민지 이후 정부는 도시녹지화를 기초해 도시를 건설했다. 리콴유 정부는 도심과 시골 길가에 공격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했다. 1967년부터 정부는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단련된’ 사람들과 문명국가를 반영하는 ‘아름답고 질서 정연한 풍경’을 그대로 재생한 ‘정원도시’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시켰다. 하지만 도시국가의 녹지화가 외국인 투자유치전략으로 활용되면서 프로그램의 주된 동기는 경제발전이 됐다”며 “싱가포르와 같은 신자유주의의 식품시스템이 주로 국영 기업이나 대규모 기관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식량 10%만이 현지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식량체계, 식량 주권, 토착농업지식의 귀환을 보며 이것들이 도시적 맥락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식용정원의 동기를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에서 250개 이상의 식용정원을 설계하고 만들었다. 주로 자연 속 상업용 공간이다. 식용정원을 통해 도시 내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로 대표는 토종 약초 씨앗 저장, 기록 등 문서화 과정을 통해 식품경관계획을 세우며 “궁극적인 목표는 싱가포르를 재생가능한 경관을 지닌 ‘식용정원도시’로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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