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콩과에 속하는 낙엽성의 아교목으로 학명은 Albizzia julibrissin이다. 속명 Albizzia는 이탈리아의 박물학자인 Albizzi씨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속의 식물로는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 25종 이상이 나며 우리나라에는 2종이 분포한다. 종명 julibrissin은 동인도 명이다. 높이는 5m 내외로 자라며 줄기가 직립하기보다는 가지를 치며 비스듬히 자라 우산 모양의 수형을 이룬다. 수피는 회백색이고 피목이 산재한다. 잎은 어긋매껴 나고 2회 우상복엽이다. 꽃은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 피는데 가지 끝의 꽃은 수가 훨씬 많다. 하나의 화서에 약 20 송이 정도의 꽃이 달리는데 꽃술처럼 피는 분홍색의 꽃이 매우 아름답다.

자생지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의 산지, 들, 냇가의 퇴적지나 언덕 등 볕바른 곳에 자란다. 우리나라 외에 인도, 중국, 아프리카, 일본에도 분포한다.

내력
합환목(合歡木), 야합수(夜合樹), 합혼수(合婚樹) 등의 별명이 있는데 모두 부부의 결합을 은유하는 이름으로, 이 나무를 집에 심으면 가정이 화락해지고 부부간의 금슬이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옛날 중국에 조씨 부인이 있어 해마다 단오절에 자귀나무의 꽃을 따서 말려 베개에 넣어 두었다가 남편의 기분이 불쾌해지면 꽃을 조금씩 꺼내어 술에 넣어 마시게 하였더니 기분이 좋아져 부부 금슬이 좋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관상 포인트
꽃은 6-7월에 피는데 분홍색으로 매우 아름답다. 꽃이 귀해지는 여름철에 꽃이 피는데다 개화기도 길어 여름 꽃나무로 아주 훌륭하다. 꽃 색은 개체 간에 상당한 변이가 있어 진한 분홍색에서 거의 흰색에 가까운 연한 분홍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달콤한 향기가 난다.
화기는 긴 편으로 약 보름 정도 지속된다. 꽃이 지면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열리며 2회 우상복엽인 잎도 아름답다.

성질과 재배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강한 양수이다. 토질은 가리지 않으며 척박한 곳에서도 아주 잘 자란다. 임도를 내기 위해 절개한 산지 등의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자귀나무는 훌륭하게 적응하여 자라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번식은 거의 전적으로 실생에 의하며, 취미 재배에서는 근삽에 의해서도 새 포기를 얻을 수 있다.
실생 번식법은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취하여 정선 후 보관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는데 발아율은 좋은 편이다.
파종 후 관리는 일반적인 육묘 방식을 따르며 양수이므로 발아 후에는 햇볕이 잘 쬐게 관리한다. 성장은 빠른 편이며 실생묘의 경우 6-7년생이면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근삽은 손가락 굵기 전후의 뿌리를 캐어 15cm 정도의 길이로 잘라 심어 부정아가 자라게 하는 것으로 자귀나무의 근삽의 발아율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병충해는 진딧물과 그을음병의 발생이 심하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재배하며 너무 기름지게 시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을음병은 진딧물의 발생과 관련이 있으므로 진딧물의 방제에 유의해야 한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꽃이 귀한 여름에 꽃이 피므로 여름 꽃나무로 이용 가치가 높다. 공원이나 생태공원의 여름꽃나무로 활용도가 높으며 잔디밭 가운데 등에 심어도 좋다.
콩과 식물로 척박지에서도 잘 견디므로 매립지나 절개지, 사방공사지 등의 조경용으로도 훌륭하다. 유기질이 너무 풍부한 곳에서는 진딧물이 번성하고 그 결과 그을음병이 심하게 드는 경향이 있다. 잎과 꽃이 모두 아름다운데다 부드러운 느낌이 들고 우리 정서에 맞으므로 사찰이나 사적지 등의 조경용으로도 훌륭하다.
잔뿌리가 적고 뿌리가 거친 편이지만 이식에는 비교적 견디는 편이다. 이식 적기는 가을 낙엽이 진 후와 봄 싹트기 전이지만 겨울이 추운 곳에서는 잔가지가 마를 수 있으므로 봄에 이식하는 것이 좋다.

 

 

▲ 정계준
경상대 과학교육학사
경상대 생물학석사
고려대 생물학박사
현, 경상대 생물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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