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정원설계 포럼
2020 정원설계 포럼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주택조경 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2020 정원설계 포럼’이 지난 22일(목) LH 세종특별본부에서 개최됐다.

이번 정원설계 포럼은 정원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최신 정원 트렌드, 정원설계기법을 질의·응답을 통해 설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됐으며,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 원장과 오경아디자인연구소 대표, 김용택 KnL 환경디자인사무소 소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유미 원장은 ‘풀과 나무, 그리고 정원’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원장은 “정원의 주인은 누구일까?“를 질문하고 “지금까지의 정원은 전반적으로 식물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정원 속 식물들은 조형물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면서 변화하는 생명이다. 식물을 배려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아야 정원이라는 공간이 더 나아진다”고 강조하며 식물을 삶과 마음 속에 담고 채울 수 있는 여러 사례와 이야기들을 전했다.

하나의 사례로 “백일홍과 같은 꽃을 보면, 한 송이 안에서도 분업과 협업이 이뤄진다. 자연을 바라보고, 정원을 만드는 여러분들의 시선이 좀 더 마이크로하게 가면 갈수록 끝없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은행나무는 아주 오랜 세월의 깊이와 폭을 가진 나무다. 우리가 어떤 포인트를 착안하고, 어떤 시선을 두고 심고, 어떤 순간을 잡아낼 것인지는 굉장히 무궁무진한 것들이 자연 속에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계 또한 지적했다. 이 원장은 “우리가 자연을 만날 때 드러나는 한계는 아는 것 만큼, 보는 만큼만 시선이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 자연이 가진 무궁한 것들을 잘 담아내지 못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멈추고 서서 바라보는 시간을 차차 늘려나가는 것, 그리고 식물의 이름들을 꼭 한번씩 알아보다 보면 점차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작은 원추리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선을 돌려보면 주변에서 함께 자생하는 기린초 무리와 지리산자락, 백두대간으로 이어진다. 산맥은 중앙아시아의 건조한 사막을 거쳐 톈산으로 이어지겨, 그곳의 자생꽃이였던 튤립은 다시 네덜란드로 가 산업이 되고, 수많은 역사 속에서 문화와 예술의 소재가 됐다. 이렇게 한 송이의 작은 식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크고 많은 세상과 연결돼 있다”며 정원 설계에 필요한 다양한 시선을 소개했다. 

오경아 대표는 ‘생활정원의 필요성과 공동주택 적용방안’을, 김용택 소장은 ‘작은 정원부터 큰 정원까지, 정원조성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오경아 대표는 영국에서의 유학 생활의 경험과 연구했던 바를 바탕으로 공동주택 정원의 시초와 유럽형 도시정원의 발달 과정을 전달했다. 오 대표는 “17세기 런던을 중심으로, 날씨가 좋은 3월부터 9월까지 야외활동이나 각종 행사들이 많은 시즌에 맞춰 타운하우스가 발달했다. 타운하우스는 귀족들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주택으로, ‘ㄷ’자나 ‘ㅁ’자 모양으로 가운데 가든 스퀘어가 만들어진 것이 바로 공동주택 정원의 시초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파트가 밀집되면서 정원에 대한 갈증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정원의 면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원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공동주택 정원들의 사례를 살폈다.

김용택 소장은 자신이 직접 진행한 정원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와 현장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한국조경신문]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