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한국전통조경학회 40주년 기념 심포지엄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한국전통조경학회 40주년 기념 심포지엄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문화재청이 지난해 궁능유적본부를 전통조경 주무부처로 설치한 데 이어 내년 초면 전통조경의 업무를 주관하는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소속 전통조경직제를 신설해 전통조경 연구 업무를 시작하면서 전통조경의 이름을 걸고 문화재정책이 추진된다.

(사)한국전통조경학회(학회장 박율진)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학회의 적극적인 전통조경 정책을 모색하는 ‘한국전통조경학회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지난 16일(금) 개최했다.

이용훈 그룹이십일 회장은 지난 7월 발의된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 등 학회가 국가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전통조경업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을 역설했다. 현재 문화재수리업은 전통조경을 직접적으로 업무하는 전문직종임에도 현재 열악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보수, 단청, 실측설계 등 6개 직종의 문화재수리기술자 현황을 보면 전통조경분야 문화재수리기술자가 270명으로 전체의 13.9% 비중이다. 24개 직종의 문화재수리기능자에서도 조경공은 전체의 5.8%다. 조경 관련 문화재수리기술자는 해마다 상승세로 현재 270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문화재수리업이 하도급 발주체계 등 불합리한 제도에 여전히 노출돼 있어 전통조경업과 문화재수리기술자가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회장은 “문화재수리업이 업으로 살아남기가 어렵다. 전통조경이 40년이 됐는데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김충식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도 학회의 전통조경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실무와 정책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조경에 대한 정책연구가 학회 사업에 명시됐듯 학회가 지속적으로 산업체와 맞물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산업이 죽으면 학계는 없어진다”며 하도급이 대부분인 조경전문문화재수리업체나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문화재수리기술자 등의 문제에 충분히 개입하고 있는지 되물었다.

이어 “학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학문적 발판을 토대로 시공과 감리현장, 연구계에 대한 적극적 개입으로 시그마결합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야 된다”며 “학회 추진사업의 첫 번째가 ‘전통조경의 정책연구’임을 주시하기를 희망한다고 마무리했다.

전통조경학회 역사가 40년이나 지난 지금 국가기관에서 조경전문 인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을 두고 심포지엄에 참석한 황권순 천연기념물과 과장은 내년 초 전통조경직제 신설에 희망을 비쳤다. 황 과장은 “어려운 업계 상황을 이해한다. 자연유산 법안에 명승, 천연기념물, 전통조경이 다 들어간다. 법안이 통과되면 조직과 인력이 만들어질 것이다. 자연유산 법안 제정으로 국이 되면 전통조경계는 과로 승격될 계획이다. 내년에 조경직제가 신설되면 전통조경 과제 찾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그동안 학회가 지적한 향후 과제 등 학술 자료들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전통조경 관련 국가기관의 전통조경 정책 동향도 발표됐다. 이원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전통정원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독립되지 못하고 명승 안에서 가지는 영향력은 크지 않으며, 보존관리 정책도 여타 문화재에 비해 그리 활발한 상황이 못돼 한국전통정원만의 정체성은 정원과 원림 간에 개념정의 조차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전통정원에 대한 정책연구는 현재까지도 발굴이나 원형파악과 규제위주의 보존관리에 머물러 있어 정원활성화에 비해 이를 위한 보존 및 활용에 대한 효율적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화재청에서는 전통조경직제 마련을 계기로 장기적 관점에서 전통정원요소에 대한 목록화를 통해 표준모델을 개발해 한국 전통조경 의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전통조경 수리기술의 표준화 및 매뉴얼 작성에 따른 보급, 최첨단 기법을 도입한 정원 자원발굴과 연구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며 “전통정원 산업분야 인력양성 측면에서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 출제과목과 국가직무능력표준(NCS)기반 조경직렬에서도 조경사 과목이 제외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관학 협동으로 전통조경분야의 산업적 기반을 수호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근대정원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국립수목원에서는 한국정원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진혜영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장은 “문화재 정원 입장에서 전통정원의 개념 필요한 때 아닌가. K-가든 정책에서도 전통 개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전통정원 영역을 넓혀주면 확대되지 않나 한다. 연구진이 민가정원, 근대정원을 현대정원트렌드와 접목해 연구하고 있다. 전통조경학회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40주년 심포지엄의 기조발표는 이용훈 그룹이십일 회장이 ‘한국전통조경의 현황과 과제’를, 제1발표는 이원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이 ‘전통조경 정책연구의 어제와 오늘-아산 현충사에서 전통조경 직제신설까지’를, 제2발표는 김충식 한국전통문화대 교수가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뉴딜’을 주제로 발표했다.

종합토론시간에는 이창환 상지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토론자로는 황권순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과장, 정기호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박경자 (사)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진혜영 산림청 국립수목원 수목원정원연구센터장, 허갑래 한림에코 주식회사 전무이사, 김태식 연합뉴스 한류기획단 단장이 참석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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