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권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가운데 식물원의 ‘지역성’과 생물자원적 가치들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식물원은 ‘식물’이라는 생명과 사람을 직접 접촉을 통해 대면한다는 면에서 어느 분야보다 비대면 운영 방식에 난감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향후 식물원의 역할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식물교육의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식물원이 개방 2주년을 맞아 ‘식물의 힘’을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식물원의 운영방안을 모색하는 ‘서울식물원 국제심포지엄’을 8일(목) 온라인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여한 미국 뉴욕식물원·롱우드 가든과 중국 천산식물원·한국 에버랜드 등 국내외 식물원을 대표한 연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속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에 대처하는 운영전략을 제안했다. 이들 식물원들의 공통점이라면 코로나19 사태에도 ‘식물’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운영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뉴욕에 자리한 뉴욕식물원 또한 상당기간 폐쇄를 면치 못했다. 브라이언 설리번 뉴욕식물원 부대표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3월 중순까지 전면 휴관됐고 식물과 역사적 건물을 돌보는 필수인력만 동원됐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식물전시로 이름 난 롱우드 가든도 코로나19 이후 폐쇄된 식물원의 재개장을 위해 최소 필요인력만 남겼고, 남은 상근직원들이 부서와 상관없이 식물 돌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샤론 러빙 롱우드가든 부대표는 “안전을 위해 태도 변화가 필요했고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했다. 결국 재개장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교육의 장소로서 식물원과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1914년 설립된 미국 브루클린식물원은 설립초기부터 어린이 교육이 식물원의 핵심이다. 몰리 컬커 브루클린식물원 매니저는 “브루클린의 경우 거대도시 뉴욕의 일원이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걸 잊지 않는다.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개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식물경험에 대한 짧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다양한 단계의 프로그램을 구상할 수 있다. 식물원 가까이 있는 곳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는데 브루클린식물원이 뉴욕시 공원괸리부서와 협업했듯 지역사회 니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식물원만으로 진행하는 교육의 한계도 지적됐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 마련을 위한 상호 협력이 필수라는 얘기다.
바이러스 시대 천만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식물원도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운영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온실 식물문화센터, 어린이정원학교, 숲문화학교라는 공간별 분류를 통해 세대별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근향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은 “(코로나19로) 교육 프로그램이 위축됐다. 작년 대비 참가자가 90% 줄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실외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체험프로그램 등을 시도하고 있다. 열두 달 가드닝 온라인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키트를 집으로 배송하는데 교육 클립영상이 첫날부터 4만 2000명이었다”며 식물원 온라인 교육 수요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전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식물원 교육방향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이 과장은 “비대면 교육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식물원을 즐기는 방식이 집단적이었다면 이제 소규모나 셀프학습으로 가지 않겠나. 이에 대해 여러 방법들도 연구해야 할 때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전정일 신구대학교식물원장과 김완순 서울시립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연사로는 ▲브라이언 설리반(Brian Sullivan) 미국 뉴욕 식물원 부대표 ▲샤론 러빙(Sharon Loving) 미국 롱우드 가든 부대표 ▲몰리 컬커(Molly kerker) 미국 브루클린 식물원 매니저 ▲왕시민(Mr. Wang Ximin), 중국 상해 천산식물원 원장 ▲테리 오(Terry Oh) 싱가포르 식물원 이사 ▲이준규 삼성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 ▲이근향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이 참여했다. 패널로는 ▲송기훈 미산식물원장 ▲배준규 국립수목원 실장 ▲최창호 천리포수목원 부원장이 참석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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