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기후위기와 바이러스의 위협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는 시대 식물의 삶에서 인류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책이 나왔다.

한국조경신문 칼럼 ‘최문형의 식물노마드’에 연재 중인 최문형 성균관대 유학대학 겸임교수가 인간의 삶을 식물의 담론으로 재해석한 ‘식물처럼 살기’에 이어 ‘식물에서 길을 찾다’를 발간했다.

동양사상에 뿌리를 두고 신화, 문학, 철학, 종교, 자연과학 등 학문의 경계 없이 사유해온 지은이는 “인간만이 길을 찾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 “환상”이었다고 고백한다. “하잘 것 없는 존재로 여겼던 식물들은 매분 매초 길찾기를 하며 치열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때부터 식물에게 물었다.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사느냐고?”

지은이는 나무와 식물이 평화의 상징이라는 것은 인간의 시선이라 전제한다. 식물은 생명을 영위하게 위해 겨우내 땅 속에서 씨앗을 품어 새싹을 내보내고 끊임없이 곤충들과 싸우는 ‘싸움의 명장’임을, 또한 자신의 생장을 위해 먹힘을 감수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갉아먹는 곤충의 정체를 스캔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면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지피지기’의 명수라 말한다.

가을날 떨어지면 낙엽에서도 ‘진혼곡’을 듣는다. 가을이 지나면 나무는 건조한 환경 때문에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수분이 빠져나가는 통로인 잎을 떨궈내면서 ‘자살’을 선택하고 살아남는다. 초록의 여름과 낙엽이 지는 가을을 바라보며 토막이 돼 나일강에 흩뿌려졌으나 미이라로 부활하며 농경신인 고대 이집트 오시리스를 소환하는 대목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죽음과 재생을 반복하는 식물을 대입한다.

지은이는 “식물은 자연의 본성대로 살아간다. 동양에서 길을 의미하는 문자는 도(道)이다”면서 “인간은 자연에서 났지만 이제까지 자연과 별개의 존재인 양 천도 외에 인도는 따로 있다고 여겼다. 지금은 본연으로 돌아가 자신도 자연 속의 생명체임을 깨달을 때다. 다른 생물을 등쳐(?)먹으려 지혜롭게 사는 존재인 식물에게 길을 찾을 차례이다. 그 곳에 답이 있다”고 밝혔다.

책은 지난해 3월부터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주제에 맞춰 총2부로 나뉘어 장과 절을 새롭게 구성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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